여행의 마무리 오아후 섬
[6부 - 에필로그(휴식)]
여행의 마무리는 항상 아쉽다.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간에 귀국한다는 생각을 하면 항상 지나간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아마 현실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있다가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하니깐 그런가 보다. 마치 아침에 잠에서 깨기가 아쉬운 것 마냥 말이다. 아무튼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하니... 주어진 환경과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겠다라는 다짐으로 하루를 보낸 오아후에 대하여 짤막하게 남겨보고자 한다.
빅아일랜드 공항은 다시 봐도 신선하기만 하다.
살아 생전 이 곳을 다시 와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싣는다. 오아후 섬이 아닌 다른 섬들을 방문하고자 하면 국내에서 목적지까지는 절대 짧지 않은 거리이다. 호놀룰루 공항까지 직행으로 간다 해도 환승시간 고려하면 최소 12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은 오아후섬에서 하루 푹 쉴 수 있도록 일정을 정했던 이유이다.
오아후 섬은 작년 이 맘 때쯤 신혼여행으로 왔었으나 신기하리만치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아무래도 결혼 준비하느라 쏟아부었던 에너지가 생각보다 많았던 모양이다. 와이키키 바다에 조차 들어가 볼 생각을 안 했으니 말이다. 이번 오아후 방문은 렌트도 안하고 해변가에서 휴식을 취하며 오로지 두발에만 의존하여 와이프와 여유로운 산책을 즐겼다. 예전의 나같았으면 마지막 하루까지도 미친 듯이 열정을 쏟았겠으나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회사원인가 보다. 출근할 생각을 하니 하루쯤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혼 여행이 아니니 일단 쇼핑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특별한 목적지도 없다. 그냥 걷기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와이키키 해변가 쪽에서부터 시작하는 오아후 섬의 메인(유명하다고 보는게 맞을수도) 도로에는 많은 쇼핑몰 및 가게,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방문하면 쇼핑에 굉장히 열을 올리는데 실질적으로 가격대가 한국에 비해 매우 싸다.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이 국내에서는 비싸서 망설여지지만 이곳에서는 확연히 와 닿는 저렴한 가격에 지갑이 쉽게 열리는 듯하다. 허나 우리랑은 별로 상관없는 얘기였으며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구매한 것이라고는 코나 커피 / 마케다미아(땅콩 종류로 우리에겐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도가 다였던 것 같다. 그러기에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가 있었다.
사실 와이키키 해변이 그다지 특별한 것이 있느냐하고 나한테 물어보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 부산 해운대의 확장판 정도가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와이키키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있는 하나우마 베이 정도나 가야 감흥이 있을 듯 싶지만 그래도 여행 왔다는 기분 탓일까? 마냥 좋기만 하다^^~
책에도 나와있고 많은 블로그에도 나와있는 "치즈 케익 팩토리"라는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너무 과대 포장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음식도 나쁘지 않고 별도로 파는 케익도 나름 괜찮았으나 너무 번잡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며 뭔가 특별한 느낌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역시 여행 시 음식점은 현지인의 추천 혹은 그때의 느낌을 따라가는 것이 신선하면서도 맛이 늘 좋았던 것 같다. 물론 그동안 운이 따라서 였던 것일 수도 있다.
오아후 섬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북쪽 노스 쇼어에 있는 새우 요리이다. 차량으로 해당 지역까지 가면 여러 트럭에서 새우 요리를 만들어 패스트 푸드 형태로 팔고 있다. 작년 신혼여행 때 가서 매우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지나가면서 유독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으니 바로 "Why go all the way through North Shore?"
뭐하러 노스쇼어 까지 가니라는 의미의 이 말은 굳이 새우요리를 먹으러 먼곳까지 갈 필요 없이 여기 있으니 와서 드세요라고 하는 것 같다. 물론 작년에도 이런 것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오아후 방문 때 노스쇼어 가서 먹었던 새우요리를 파는 곳들이 눈에 띄었다. 가격은 노스쇼어에 비해 더 비싼 것 같았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있고 사람들이 노스쇼어까지 가는 수고를 덜어준다. 사람들은 해당 요리를 노스쇼어까지 가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그 수고비를 음식에 지불한다. 찾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고 있으니 비용적인 측면으로도 유리하겠다. 유지비가 더 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겠으나 공급과 수요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역시 선뜻 그 수고비까지 포함한 금액을 지불하고 새우요리를 찾아먹은 소비자 중 하나였다. 내가 사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나라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서 중요한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곧 사업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 날 밤에 술 한잔이 빠질 수 없지 않은가? 걷다가 유달리 눈에 띄는 한 바가 있었다. 적당히 와이키키 분위기를 담고 있으며 적당히 와이프와 분위기를 잡을 수 있어 보인다. 느낌따라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한 이 바(Yard House) 역시 만족스러웠다. 사실 바 자체보단 분위기, 함께 있는 사람,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함께 어우러져 전달 받은 느낌이 아니었나 싶다^^.
- 숙박 -
이름 : 와이키키 힐튼 호텔
요약평 : 워낙 유명한 호텔이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매우 좋고 만족스러운 곳이다. 하지만 난 그에 합당한 고비용을 지불한 것이기에 예상 못한 만족감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단지 내가 지불한 돈에 부합하는 정도의 만족감과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딱 그정도만 .. 하지만 오션뷰 하나는 인정하는 바이다.
평점 : 8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