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행 비행기가 다른 기분으로 느껴진다.
한국을 벗어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외로 떠날 때의 인천공항은 항상 설레는 곳이었다. 반대로 다른 나라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렇게 인천공항은 해외로 갈 때는 설레는 곳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현실로 복귀하는 곳이었다. 여행도 그랬고, 출장도 그랬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경우 감정은 비슷했던 것 같다.
아비장에 온 지 어느덧 6개월이 조금 넘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으로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은행 내에 한국인이 많지 않아서인지 이런 기회는 아프리카 출신 직원들에 비해 조금 더 쉽게, 그리고 자주 오는 것 같다. 갑작스러운 중동 상황 때문에 원하는 날짜의 항공권을 구하지 못했고, 은행 시스템의 오류까지 겹쳐 겨우 항공권을 구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행 비행 편은 처음으로 설레는 감정을 갖게 하고 있다.
사실 한국으로 출장을 꼭 가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다.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에 출장을 가게 되면 다시 아비장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인지 한국 생활이 크게 그립지는 않았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가게 되면 아비장의 생활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겪게 될지도 모를 후유증이 조금은 걱정되었다. 남은 계약 기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어딘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은행에도 출장을 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했고,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참 사람이 간사하다. 막상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또 어딘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에서 근무하며 한 번쯤은 한국으로 출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늘 가지고 있었다. 자발적이지 않았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하여 그렇게 한국에 가게 되었고, 약 일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 한국에 잠시 들르게 된다.
출장이 확정되고 나니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고 처리해야 할 업무들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출장에서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함께 가는 네 명의 동료들에게 좋은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 있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은 은행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역할로 내가 이번 출장을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업무도 잘 마무리하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