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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Jun 24. 2023

능력밖의 일을 하며 항상 부딪히는 것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괴리

나는 항상 나의 능력보다는 과분한 기회를 얻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다만, 그 기회가 왔을 때보다는 그 기회의 중간이나 끝에 비로소 다시 상기되지만, 대부분 나는 그런 축에 속하는 것 같다. 오르지 못할 나무들을 지속해서 오르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덧 운명같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회사도 그렇고, 이번에 진행한 객원 교수로의 한학기도 그랬다.


작년 1학기에 부산의 한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업무와 강의를 함께하는 것이 분명 쉽지 않았고, 이동거리까지 있어 몸이 너무 지쳤지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그다음학기 수강생이 적어 폐강을 했지만 그럼에도 미련도 후회도 크게 남지 않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학기는 미련과 후회가 많다. 주말에 수업이 있어 업무에 대한 지장도 적고, 집에서 이동거리가 20분 내외로 나의 역량만 충분했다면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나는 그러질 못했다.


솔직히 학생들에게 미안한 한 학기였다. 쉽게 이야기하면 '누가 누굴 가르쳐?'라는 생각이 매주 엄습했고, 매주 시험대에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 일을 모두 제쳐두고 강의준비를 할 수도 없었고, 다른 벌여놓은 일들은 또 있어서 그러질 못했다. 매주 강의자료를 만드는 것부터 강의하는 것까지 쉬운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내가 이 과목을 가르칠 만큼 지식이 내재화되어있지 않았고, 그럼에도 그만큼의 노력은 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나의 모습을 매주 만났다.


결국 한 학기가 끝이 났다. 이번 한 학기 동안 드는 생각 중에 가장 크게 깨달은 생각은 '성급했다'라는 것이다. 학위를 받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며 하나가 가르치는 일이었다. 다만 내가 잘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상황일 때 하는 것이 맞았는데 이번에는 내 욕심이 과했다는 것이 나의 나에 대한 평가이다. 다시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을 때 이 글을 보며 '객관적'인 내 상황을 다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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