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서 2주간의 선물 같은 휴가를 보냈다.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하며 연말을 한국에서 보낸 기억은 거의 없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연말은 늘 다른 나라에서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휴가 없이 업무를 이어가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재직 중인 곳에서 공식적으로 2주간의 연말 업무 휴무를 공유했고, 예상치 못한 2주의 휴가가 생겼다.
갑작스러운 선물 같은 휴가 덕분에, 오히려 그전까지의 업무 시간은 더 바빠졌다. 업무를 처리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스카이스캐너에 들어가 항공권을 검색했다. 원래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케이프타운이었다. 2025년 여름에도 한 번 계획했다가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조지아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가격은 여전히 높았고, 심지어 한국에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것보다도 더 비싸 결국 포기했다.
한국에 갈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한국에 가면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이 마다가스카르였다. 9월 반정부 시위 격화로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졌던 나라였지만, 12월 11일부로 해제되었고, 여행 비수기인 우기 시즌이라 연말·연초임에도 항공권 가격이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마다가스카르에서 2주를 보내게 됐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많은 지역을 돌아보지는 못했다. 동쪽, 남쪽, 서쪽, 북쪽으로 이동하는 데만도 20시간 가까이 걸리다 보니, 이동에 시간을 쏟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 바오밥으로 가장 잘 알려진 서쪽의 모론다바로 이동해 약 일주일을 보냈고, 이외 시간은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지냈다. 보통 모론다바는 길어야 2박 3일 정도 머무는 곳이라지만, 나는 8일을 보낸 덕분에 한 지역을 조금 더 깊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타나나리보에 있는 친구 덕분에 마다가스카르 가족들과 따뜻한 연말과 연초를 보냈다.
마다가스카르는 여행지라기보다는, 언젠가 한 번은 일해보고 싶은 나라라는 인상이 더 강하게 남는다. 과거 인도네시아 계 이주가 많았던 만큼 아시아적인 분위기도 느껴졌고, 동시에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로를 비롯한 인프라가 너무 좋지 않았고, 여행 인프라를 포함해 일상의 여러 측면에서 아직 발전의 여지가 큰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비장에서 보낸 시간보다 마다가스카르에서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흘러갔다. 늘 긴장 속에 있던 사무실이 아니라 휴가지에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러닝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버스와 택시를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난 2025년의 나를 돌아보고, 2026년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휴가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마주한 이 ‘선물 같은 휴가’는 확실한 리프레시가 되었다. 2026년에는, 정말로 최선을 다해보기를 조용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