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진_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채로

이제 좀 알 것 같다는 말을 못 한 채, 5개월이 지나갔다

by 아비장전

5개월이 지났다. 업무는 여전히 서툴고, 아직도 적응 중이다. 이제 좀 알 것 같은데?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매달 스스로에게 의문의 정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원인을 하나씩 짚어보면, 결국 내가 부족하다는 이유 말고는 크게 다른 설명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은 더 해보려고 한다. 물론 이곳의 특성상 변화가 잦고, 프로세스는 길며, 조직화되지 않은 부분들이 이 시간을 더 늘어지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서는 더 해보는 수밖에 없다.


동료와의 관계도 대부분은 괜찮은 편인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괜찮지 않은 몇몇 장면들이 더 강하게 감정에 남는다. 좋은 것이 더 많은데도 안 좋은 것이 먼저 떠오르는, 아마도 사람의 심리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에 계속 있고 싶다는 마음과, 이렇게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번갈아 커진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너무 달라서’라는 말이 더 이상 변명이 되지는 않는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이 더 지나면, 어떤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이 올 것 같다.


하루하루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휴가를 감안하더라도, 처음 계획했던 1년이라는 계약 기간의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다. 돌아보면 도대체 무엇을 했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적응하려고 애썼던 시간, 그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조금이나마 진척을 만들어낸 정도인 것 같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은 가시적인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조차 쉽지 않다는 현실을 체감하며, 여전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사실 나는 많은 부분에서 이해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왔다는 점 때문인지, 아프리카를 좋아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한국인 특혜'를 받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렇게 좋은 기회에, 내가 오래 꿈꿔왔던 곳에 와서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솔직히 몰랐다. 그래서인지 더 안타깝고, 조금은 속상하다.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 좋았던 기억들이 이 시간을 덮어줄 것이라 믿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5개월 차에 다시 타운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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