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의눈 Aug 08. 2023

기획하기 vs 기획하게 하기

나 혼자 하는 게 제일 쉽다

요즘 내 최대 고민은 '부사수의 기획을 어떻게 돕느냐'다.


내가 초안을 잡고 부사수가 운영했던 SNS 콘텐츠가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했다. 팀장님은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해 보라고 부사수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참조 : 내 이름)'를 덧붙였다.

 

나는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내가 메인으로 운영하는 채널이고, 부사수의 콘텐츠와 상관없이 전반적인 성과지표가 정체된 상태라 뭔가 변화를 시도할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하루동안 레퍼런스를 찾고, 다음날 기획안을 만들어서 보고를 올렸다.


"우리 채널 성격에 잘 맞는 좋은 기획이네요. 별도로 소희씨가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본인 콘텐츠를 사수가 대신해 준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순간 막막해졌다. 고민한 끝에 겨우 괜찮은 콘텐츠를 기획해 냈다고 후련해하고 있었는데, 백지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새로운 콘텐츠를 하나 더 기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 이렇게 막막하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부사수에게 한 번도 완전한 기획을 맡겨본 적이 없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서포터즈의 새로운 기수, 기존에 업로드하던 시리즈 컨텐츠의 새로운 회차. 딱 그 정도였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타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후배님은 아직 이해도가 낮아서 내가 틀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게 맞는 걸까?

해당 시장, 제품군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오히려 신선한 기획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 혼자 운영하던 SNS 채널에 부담당자를 합류시키면서 팀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그동안 애정을 갖고 운영한 채널인 건 알지만, 이제 실무는 조금씩 넘기고 전체를 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내일은 부사수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해 보라고 말해야 한다. 어느 정도 방향성을 잡아줘야 할지, 얼마나 피드백을 줘야 할지 아직 감도 안 잡히지만 일단 한번 해보면 알겠지..?











작가의 이전글 팀장님은 와이프가 다섯 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