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은 왜 유의사항을 안 읽을까

내가 고객이 되어보니..

by 솔의눈

회사 근처 단골 초밥집의 쿠폰을 다 모았다.


쿠폰을 10개 모으면 회무침, 20개 모으면 모둠초밥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팀원들이 합심하여 몇 달간 쿠폰을 모았더니 모둠초밥 3개를 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직장인의 큰 낙인 점심시간에 모둠초밥으로 화려한 식사를 할 수 있다니! 팀원 모두가 오늘 점심은 포식하겠다는 기대에 차서 예약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메인 메뉴를 주문해야만 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팀원들은 모두 '아니 갑자기 말을 바꾸는 법이 어디 있냐', '쿠폰을 많이 쓰려고 하니까 발을 빼는 거다'라며 격분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항의할 수 없었다. 쿠폰을 잘 살펴보니 '메인메뉴 주문 시 사용 가능합니다'라고 떡하니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몇 달간 쿠폰을 소중히 들고 다니면서 왜 이 문구는 못 봤을까?



회사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유의사항이 늘어난다. 고객들이 자주 문의하는 내용들, 그리고 변경된 이벤트 정책을 공지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벤트 페이지에 친절하게 써두어도 항상 '왜 이건 안 되냐', '이렇게 이벤트를 갑자기 바꾸면 어떡하냐'라는 항의는 항상 있다. 그때마다 이렇게 친절하게 써두었는데 (보통 이벤트 페이지에 1번, 이벤트 접수폼에 2번, 접수폼 마지막 항목으로 3번이나 주요 유의사항을 공지한다) 왜 이걸 읽지 않을까!!! 의아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줄짜리 유의사항도 읽지 않고 '사장님이 왜 말을 바꾸냐!'라며 투덜거렸던 나 자신을 돌아보니 저절로 반성하게 된다.


이벤트는 최대한 심플하게! 유의사항은 간결하게! 그리고 반복해서 전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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