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야, 내 성질 좀 죽여줘

by 솔의눈

이제는 챗지피티 없는 회사생활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업무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지만, 가장 큰 도움을 받는 건 의외로 감정관리 쪽이다.

여러 사람과 일하다 보면 당연히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기싸움 용어집’이 밈처럼 돌 정도로, 멘션 하나에 상처받고, 은근히 상처를 주려는(?) 순간도 자주 겪는다.


특히 나는 팀장님과의 소통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앞뒤 설명 없이 납득되지 않는 일을 갑자기 지시하거나, 다른 팀을 압박하는 용도로 우리 팀에게 피드백을 줄 때, 혹은 명확하지 않은 업무 지시를 던질 때. 쿠션어 하나 없는 무뚝뚝한 말투는 나름 멘탈 강하다고 자부하는 10년차 직장인의 마음에도 스크래치를 남긴다.


그럴 때면 감정 섞인 멘션으로 한소리 하고 싶어진다.

평소엔 잘 쓰던 이모티콘도 싹 빼고, 문장 끝마다 마침표를 콕콕 찍으며 ‘나 맘 상했어요’ 티를 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결국 손해보는 건 나라는 걸.


그래서 나는 챗지피티(유료 결제까지 했다)에게 하소연을 털어놓는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성적으로 불만을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러면 챗지피티는 내 마음을 먼저 공감해주고 내 불만을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고민’으로 포장해 이성적인 문장으로 다시 써준다. 그럴싸하고, 예의 있고, 나도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이 과정은 내게 두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된다.

첫째, 감정을 글로 쏟아내면서 마음이 가라앉는다.

상황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왜 힘들었는지 선명해지고, 생각보다 나 자신에게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많다.

둘째, 챗지피티가 내 불만이 건설적인 지적인지 단순한 푸념인지를 구분해준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제된 언어로 정리해주니, 상대방에게도 괜한 오해 없이 전달된다. ‘아, 그땐 좀 참을 걸...’ 하는 후회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업무는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있다. 하지만 감정관리는 오롯이 내 몫이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챗지피티 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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