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담는 그릇
지난해 8월
TCI 기질 성격 검사를 받았던 내담자에게서
장문의 메시지가 새해 인사를 겸하여 도착했다.
특별한 이름 덕에
조금 더 기억에 남는 내담자이다.
우리의 짧았던 1시간을 기억하고
이렇게 감사를 전하며 일상을 들려주다니
메시지를 읽는 내내
내가 더 고마웠고, 감동이었다.
상담 이후
그는 조금 용기를 냈다고 한다.
평소보다 더 많이
친구를 만나러 다니고
운전하여 멀리도 다녀오고
체력이 약한 것을 느껴 운동도 시작했다고 한다.
사부작거리는 다른 취미 생활도 시작했고
이제 곧 새로운 도전도 할 거라고 한다.
힘들지만,
아직 온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도망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에도 그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보려 하는지
지난 4개월의 삶과 앞으로의 다짐을 들려주었다.
나는 그가 앞으로도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기'를 바란다.
꽤 '작은 일상들을 촘촘하게' 쌓고 엮어서
단단한 지반을 만들기를 바란다.
그를 둘러싼 어려움들과 심리적 고통이
갑자기 제로(0)가 되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고통을 그대로 경험하면서도
우리들은
'원하는 삶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
는 사실 깨닫기를 바란다.
수십 번을 고민하다 보냈을
그 마음을 알기에 더 고맙고, 감사했다.
나 또한 무너짐으로 힘들고
작은 파동이 필요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이 소중한 마음에 더 감격했는지도 모른다.
나를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의외로 거창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우리가 함께 바라볼 하늘이
늘 맑지만은 않겠지만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덤덤하게 일상을 지내보자고 했다.
삶이 나를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데려다 두어도
너끈히 그 물살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며 '즐겁기'로도
나의 일상과
당신의 일상이
모두 안녕하기를 바랍니다.
일상 안녕. 홍경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