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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Apr 19. 2023

김코치의 상담실 #1. 상담 친구

왜 상담은 친한 친구 또는 지인과 하는 건가요?

이 글은 상담을 업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던 이가, 우연히 코칭 상담을 업으로 갖게 되고 7년여간 무료 상담을 하며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제 기억에만 의존한 글이라, 약간의 허구 또는 MSG가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혹시 이런 류(?)의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상담을 신청하고 찾아온 이에게 가장 먼저 물어본 질문이었던 것 같다.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운을 띄우기도 좋고, 시간관계상 상담의 목적에 즉각적으로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상담 시간대가 '평일 저녁 또는 주말'이기 때문에, 내담자가 여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가급적 시덥지 않은 농담보다는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그의 답변은 대부분 '아니요'였다. 그런데, 그럴만했다. 왜냐하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나처럼 일을 하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는 없다.) 23년 4월부터 첫 상담을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했지만, 유/무료와 관계없이 삶, 비즈니스, 커리어 전반적으로 다루며 포괄적인 시스템적 성격의 솔루션을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굳이 힘든 길을 가려는 이는 없다.


커리어, 비즈니스 코칭 상담이라는 것이 정신과 상담 혹은 점을 보는 상담과 형태는 유사하다. 단지 다루고 있는 영역이 특화되어 있을 뿐이다. 조금 더 미시적인 문제들을 그 문제로서만 보지 않고, "다시는 그 문제가 문제시되지 않도록 하는 상태"를 지향할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같은 부류로 보여지기 싫었다.



언제인가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주변으로부터 상담을 해주는 편인가요? 아님 주로 받는 편인가요?

그리고, 각각의 상황이 펼쳐지는 내 삶 속의 빈도수는 어디가 더 많고, 자주 있나요?

내담자의 답은 제각각이었지만, 그 상담을 주고받는 대상은 거의 '친구 또는 가까운 지인'이었다. 그러다 보니 , 상담보다는 호소에 가까운 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자. 주변의 가까운 친구와 지인의 상담으로부터 큰 해결책의 힌트를 얻어 안 풀리던 문제가 풀린 적이 있는가 말이다.


이와 같이 제대로 된 상담을 해주거나 받아본 경험이 없다 보니, 상담의 목적을 한풀이(혹은 분풀이)로 이해하고 '내 말 좀 들어주시오'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전문가라는 양반을 찾아와서 보여주는 행태'가 친한 친구를 대할 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를 처달라는 뉘앙스를 많이 풍긴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상담은 서로가 뜻하는 바대로 흐르지 않거나 금세 종료되어 버린다.


상담 초창기에는 별 뜻 없이 문제 정의와 해결책 제시에 급급했다.

그 사람이 가진 개인적 고통과 어려움까지 어루만져주기에는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과의 상담 경험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고, 마음으로 스킨십할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을 차차 깨닫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렵게(?) 내담한 상담자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 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고, 짧은 시간 내에 '갖고 온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식의 불가능에 가까운 접근은 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상담을 하러 온 분에게 꼭 하루 만에 갖고 계신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드릴 수 있는 처방전(설루션)을 제가 드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1~2시간 내외의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가까운 친구가 되려고 하는 편이다. 그것도 상담 친구 말이다.




상담(相談)은 문제 또는 궁금증을 해소할 목적으로 나누는 대화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목적에 맞춰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담의 대화 속 흐름이 <(1) 문제의 탐색 - (2) 문제의 정의 - (3) 문제의 해결책 발견 및 확인 - (4) 해결책 실행 및 피드백> 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단, 일회성 상담의 특성상 연속될 수 없기 때문에, '(4)의 피드백'을 통해 해결책의 효능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시간 안에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과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하거나, 가르치려고 들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도 가끔은 나도 모르게 과거의 내가 튀어나와 지적하고 앞에 있는 사람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 내담자에게 자주 사과하는 편이다.


그럴수록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과정에서 다각도로 살펴보려고' 하고, 거기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에 더 많은 애를 쓰는 편이다. 친구란 가깝고 오래된 사이를 말하지만, 상대방이 가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심을 끌어낼 수 있으면, 만난 시간과 횟수에 관계없이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첫 만남부터 마음을 열고 (무엇이든 물어봐도 되는) 상담 친구가 되려고 하는 편이다.


혹시, '상담 친구' 필요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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