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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Dec 20. 2016

고객은 '솔루션'을 원하지 않는다

고객은 당장의 시스템 유지를 위한 '증상 완화제'만을 필요로 한다



세상은 수많은 '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은 '솔루션'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진정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진짜 해결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장의 갈급함을 채우기 위한 '가짜 솔루션'만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당장의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거나, 그 상황을 잊게 해주는 또 다른 무언가를 제시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과연 왜 그럴까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생존 본능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지금의 위기에서 탈피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지금의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두운 동굴 안에서 해골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었던 원효대사의 이야기처럼 코너에 몰리면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효율성이 좋은 효과에 가장 끌리기 마련입니다. 그게 사람이고, 지금의 시장은 그러한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장에는 해결이 아닌 당장의 회피 또는 망각을 위한 각종 솔루션이 판을 치고, 그걸 또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치 누가 더 자극적이고, 가장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자랑하는 각축전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뷰티, 헬스케어(다이어트) 시장에서는 이런 경향이 수년동안 지속되었고, 늘 빠른 효과를 자랑하는 제품들만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따지면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성형수술을 통한 예뻐지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효과 좋은 화장품을 통해 그러한 효과에 더욱 현혹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다는 이점으로 인하여 많은 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정말로 효과가 좋다면 대중적으로 충분히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특히, 동일한 욕망구조 속에서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에서 가성비(상대적인 가격은 낮고, 효과는 좋은) 뛰어난 아이템, 특히 외적으로 비춰지는 패션, 뷰티, 외과적 시술, 교육 및 강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고객은 문제의 해결을 원하는 것이 아닌, 
당장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존재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욕구는 마케팅의 역사에 비추어볼 때 시장의 발달로 다양하게 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단순한 욕망(Desires)에 해당하는 식욕, 성욕, 수면욕의 해결만 되면 되는 시대에서, 다양한 개인적ㆍ사회적 욕구의 해결이 우선시되는 시대로 변화하였습니다. 이제 단순 욕망은 해결의 수단이 아니라, 충족의 수단으로 변화하였고, 각 개인별 가진 특수한 욕망은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의 구매와 이용을 통해 해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꼭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말 그대로 '해결'이라고 하면, 다시는 그 문제가 문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문제는 더 이상 특수한 솔루션이 해결해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되었고, 이는 개인과 조직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따꿍생각 에피소드 中
예를 들어, 우리는 겨울이 되면 늘 고민합니다. 겨울 점퍼를 살까 말까.... 물론 사는 해도 있고, 아닌 해도 있지만 한번쯤 생각합니다. 작년에 몇번 입지 않았던 점퍼가 낡아보이고, 쇼윈도 또는 TV 홈쇼핑에 나오는 새 점퍼가 탐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확 꼿히는 점퍼가 나타나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열곤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당장 새점퍼를 샀다는 것도 잊은채 한 해가 지나가면 또 다른 점퍼에 눈독을 들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늘 '새 점퍼'를 갖고 싶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위 점퍼의 사례도 그렇고 대부분 비슷합니다. 개인이 겪게 되는 문제의 대부분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에 국한되어 있고, 이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훌륭한 해결책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의 망가진 화장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쌩얼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화장을 위한 폼 클렌징-기초화장품-베이스 등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파우더와 립 아이템 정도면 충분한 것처럼 말입니다. 



갑과 을의 메커니즘을 통해 바라 본 
솔루션의 허와 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원하지, 절대 문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니 꼭 그렇게 바라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갑 그리고 을의 관계에서 비즈니스가 전개되는 과정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에 급급합니다. 지금의 정치권 그리고 재벌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더라도 대부분 그렇습니다. 


또한 수많은 조직에서 대표자가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전 리더의 사업이 모두 송두리째 무시되거나 폐기처분 되는 것만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에 더욱 효과가 좋은 솔루션에 목을 매다 보니 결국, 자체적인 문제해결 보다는 당장의 빠른 해결을 위해 외부 전문가처럼 보이는 이를 찾게 되었고, 그러한 전문가가 마치 우리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하다가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갑과 을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 Case A : 갑이 을을 테스트 해보는 경우]
① 갑은 늘 을에게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하면서 진짜 자신의 문제를 좀처럼 꺼내지 않습니다. 
② 괜찮은 솔루션을 얻은 갑은 을에게 솔루션의 고유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③ 을은 울며겨자 먹기로 갑의 제안을 수락합니다. 
④ 을이 갑에게 솔루션 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솔루션이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⑤ 을로 부터 갑에게 모두 전달된 솔루션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채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⑥ 다시 또 문제가 발생한 갑은 기존의 을 또는 다른 을을 찾아 다시 또 문제를 의뢰합니다. 


[갑과 을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 Case B : 절박한 갑을 을이 이용하는 경우] 
① 갑이 자신의 진짜 문제를 찾아달라고 을에게 찾아갑니다. 
② 을은 '이것이 문제다'라고 하면서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면서 적당한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③ 을의 말에 혹한 갑은 그 제안을 당장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승낙합니다. 
④ 을은 갑에게 적절하다고 일컬어지는 솔루션을 주입합니다. 
⑤ 그 과정 속에서 갑에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⑥ 갑은 그 길로 기존의 을 또는 새로운 을에게 다시 문제를 의뢰합니다. 


물론 문제 없는 조직은 없습니다. 다만,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려고 하는 일은 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전에 다른 글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은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안위도 중요하지만, 조직 속의 개인은 영원히 살지 못하며, 그래서 개인이 조직을 위해 희생하고 조직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건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면서도,제시한 장ㆍ단기적인 솔루션이 끝까지 시행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해당 문제가 변질되기도 하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은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갑과 을 모두가 살려고 하면, 적절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지속적인 파트너쉽이 아니고서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갑이 계속해서 을을 착취하려고 하거나, 을이 전문가 코스프레를 통해 갑을 계속 속이려고 한다면, 결국 세상에 효과있는 솔루션은 남아있지 않고, 당장 겪고 있는 문제만을 해결해주기 위한 단기 처방만이 판을 치게 됩니다. 



이제는 '진짜 혁신'이 필요하다
당장의 변화는 꼭 방향성을 수반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고객은 '혁신'보다는 당장의 '변화'를 원하고, 그래서 당장의 효율적 개선만을 바라고서 내외적인 변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이게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분명한 '방향성' 없이 추진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곤 합니다. 마치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 역)처럼 『오늘도 대충 수습한다』하고서는 모든 문제를 그렇게 대충 수습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나는야 오대수, 오늘도 대충 수습하지!!

더욱 강력한 자극이 담겨 있는 솔루션이 아니라, 올바른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치료가 아닌 예방을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진정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지금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당장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에 집착하기 보다 잠시 멈추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합니다. 그리고나서 해결책 보다 해결 방향에 집중하여, 해당 원인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여러 전문가와 함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는 문제가 발생되지 않기 위한 방안도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진짜 문제해결은 '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 이후에 예방까지도,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고객과 함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UI/UX적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고객과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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