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정답은 없기에, 배울 수도 가르쳐 줄 수도 없습니다.
짧은 십수년 동안 열번이 넘는 창업 아이템을 만들어 시도하고, 2번의 실제 창업, 1번의 공동창업까지 경험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전부 망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창업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망한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창업을 배운다?!
아니, 의지가 깃든 창업의 직ㆍ간접 경험이 우선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큰 경제 패러다임은 '창조 경제'였습니다. 비록 그 뒤에 검은 손이 있었기는 했지만,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분명 필요해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성공 또는 실패라고 지금 시점에 단호히 말할 수 없지만, 분명 부작용은 있었습니다.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창업을 '글과 말'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바르지 못한 방향의 창업 열풍은 시작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을 보통 '로켓'에 많이 비유합니다. 저도 잠시 그 로켓에 타고 있다고 착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첫번째 아이템은 '포장마차'였습니다. 21세기가 막 들어선 시점에 동네 인근에서 약 6개월 정도 운영했고, 3개월만에 투자한 돈 모두를 회수하고, 6개월째에 당시 1년치 등록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체 폐업했습니다. 나이도 너무 어렸고, 요식업(특히 포장마차)에 대한 경험도 전무했으며, 무엇보다 밤 낮이 바뀐 생활을 버텨내기 쉽지 않았습니다. 얼떨결에 시작한 사업?! 아니 장사!!는 그렇게 흑자(?)도산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의 첫 창업은 배워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의기투합해서 '한번 해볼까?!' 둘이 술 마시다가 급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둘이 없는 돈에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닙니다. 창업은 절대 배울 수 없는 것 중 하나입니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이 범인(凡人)입니다. 배워서 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이미 수많은 유니콘이 탄생했을 것이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 경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사실, 첫 창업의 실패는 '① 경험 부족 그리고 ② 뭐시 중헌지 모르는 무지'였습니다. 그 업(業)의 '낭만'에 사로잡혀 진짜 가지고 있어야 할 사업철학, 목표, 비전 등을 놓치게 되었고, 결국 금방 포기했습니다. 물론 잃을 것도 많지 않았고, 젊은 나이에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그만둘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열의없는 창업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그때 당시 창업은 저에게 단순히 '돈 벌기'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저는 금방 다른 목표를 찾아서 그 곳을 미련없이 떠났습니다.
그래서 모든 창업 전문가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이 "창업하기 이전에 내가 하게 될 '업(業)'에 대하여 직간접적인 경험은 필수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창업 이후에 겪게 될 어려움을 극복할 능력과 의지, 곧 맞이하게 될 문제 등에 얼마나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자신의 업무역량에 대해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성공이 아니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창업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실패확률'을 줄이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위한 지식 습득의 한계
경영(經營)은 배우셨나요?
그러기에 더더욱 위기관리(Risk Management)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창업한다고 하면 아이템 부터 찾곤 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아이템이 곧 내 돈벌이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템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아이템이라도 뛰어난 경영(비즈니스ㆍ마케팅ㆍ브랜딩ㆍ영업ㆍ재무 등의 종합적 경영 역량)능력을 만나면 비범해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영은 사업 또는 창업에 있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처럼 뭐시 중헌지도 모르고, 덤볐다가 낭패를 보곤 합니다.
창업을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합니다. 톡톡튀는 아이디어 / 타고난 비즈니스 감각 / 넘치는 자본 / 넘보지 못할 기술 / 뛰어난 인재 등등. 우선 '창업자'가 필요합니다. 영어로는 Founder(설립자)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저는 선구자(Pathfinder)라는 표현이 이 시대의 창업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해왔던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하는 일'의 연속ㆍ연장선상에서 성공 할 수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수요 및 성장잠재력은 충분했고, 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 나와 주요 실패 요인만 잘 피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는 성공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2017년은 다릅니다. 복잡함과 불확실성이 난무하고, 무엇보다 갖추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으며 운도 실력도 모두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갖추어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사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어렵습니다. 몇 가지 잔기술로는 사업체의 생명력을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경영 그리고 그 본질을 모르고 사업을 하면 한 순간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러한 성공을 오래도록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커다란 대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도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진 꿈이 산산조각 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원인을 '경영의 무지'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창업하면 '경영'해야하지만, 정작 그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실제 창업 교육 프로그램 안에는 온통 린스타트업 또는 Build up에 초점을 맞추어 '실현 또는 구체화'에 목을 메고 있습니다.
창업은 곧 경영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창업 교육에서는 중요한 '경영'이 빠져있습니다. 대부분 기업가 정신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보다 먼저 창업을 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리고 돈(자본)을 다루어야 하기에 '재무ㆍ회계 관련 지식' 위주로 교육이 되거나, 투자를 받기 위한 사업계획서 또는 피칭ㆍ프레젠테이션, 비즈니스 아이템 개발 및 실현 등 창업을 현실화 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정작 창업 직후, 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사업 목표 설정(경영철학, 비전 및 전략 설정), 직원과 고객을 위한 가치증진 및 인간존중의 리더십, 전 분야 시스템化를 위한 구현 가능한 전체 최적화(시스템 최적화와 메뉴얼 등)등 올바른 경영을 위한 기본 지식 전달과 훈련은 뒷전입니다.
※ 참고 : '착한경영'으로 3곳의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실현하신 (주)디와이의 김용진 대표님 강의 일부 인용
창업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것
다만, 이론과 실전 모두 충분한 준비를 위한 경험이 필요
과연 경영을 포함한 마케팅, 인사 등에 대해 알지 못하는데 창업 또는 사업운영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업을 하는지, 혹은 남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닌지, 사업을 시작하는 요인은 전부 다릅니다. 물론 책 또는 교육, 강연 등을 통해 모두 습득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이론적 배경이 없이는 금방 성장의 한계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직원에게 절대 시킬 수 없습니다. 경영의 각 분야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연습으로 우리의 고객, 직원 그리고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모습에 대해 끊임없이 '이게 맞는 것인지' 되뇌여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꾸준히 준비하세요. 내가 직접 모든 것을 할 수 없지만, 경영자(창업자)가 모든 '판'을 짜는 것입니다.
창업, 좋습니다. 하지만, 쉽게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돈만 있으면 편의점, 치킨 등 수많은 자영업 아이템이 넘친다고 하지만, 정작 그 중에 살아남는 것은 극히 소수이고, 그 중에 극히 일부만이 수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합니다. 그렇게 되는 것에는 늘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곳과 차별화 된 무언가가 분명 있습니다. 만약 내 눈에는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직 나는 준비가 안되었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제가 생각하는 창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내놓는 숭고한 작업과 비슷합니다. 창업은 절대 '돈벌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내가 만든 무언가를 만들어서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다들 돈은 언제 벌 것인지 물어봅니다. 돈(이익)은 목표가 아닙니다. 돈은 우리와 고객이 나눈 땀의 결실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가 발생시킨 잉여가치가 돈입니다. 창업 또는 사업의 목적은 분명 이윤창출이지만, 거기에 매몰되는 순간 한계를 드러냅니다. 더 이상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명확한 사업 목적으로 고객 파트너 직원 등에 접근하고, 이때 철저한 연습과 이론적 무장이 필요합니다.
다수의 창업 교육이 마치 창업만 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등을 떠밀고 있습니다. 그건 사업자를 내기 이전까지입니다. 사업자를 내는 순간, 행복 끝 고생 시작입니다. 도장을 찍기 직전까지 스스로에게 마지막 질문해봐야 합니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을까?!"말입니다. 그러다가 타이밍을 놓친다고요?! 그렇게 스스로 만든 기회가 아닌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기회면 쉽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Don't try this in my life
창업 절대 신중해주세요. 형태, 아이템, 내용 등등 나 그리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걸 전부 넘어서고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때 그리고 오래도록 준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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