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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an 04. 2018

채용은 좀 문제가 많다

불합격자 합격자를 가르는 기준에 절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채용, 누구나 한번쯤 채용을 당하거나, 또는 직간접적으로 채용에 관여하게 된다. 좁게 보면 나와 함께 일하게 될 사람을 뽑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넓게 보면 나와 함께 생활하게 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일과 정을 쌓으려고 하는 사람을 고르는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조직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후자라면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한다.  최근 불어온 '느린 채용'의 바람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채용은 좀 문제가 많다. 



채용이 합리적이라고?!

업무현장에서는 채용 어떻게 하고 있을까? ① 채용공고 등록 - ② 서류접수 - ③ 1차 실무면접 - ④ 2차 임원면접 - ⑤ 최종합격 로 진행이 된다. 물론 여러 단계를 거치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합리적인 채용이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년간 경험을 가지고 있는 면접관 그리고 채용 담당자들의 인사이트로 명확한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나온다고 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다들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채용은 논리적ㆍ합리적이지 않다. 스펙 중심에서 직무전문성 검증으로 선발 방식을 바꾼다고 하며, 정작 서류 양식이나 새로운 면접기법 등의 변화는 찾아 볼 수 없다. 아무리 객관적인 data를 통해서 검증한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진위 혹은 개인의 전문성 조차 선별할 기준이나 능력도 없다. 절대적 기준은 없으며, 일부 기업만이 본인들이 가진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채용에 대한 진실


1. 불합격자를 가리기 위한 게임

 채용업무는 본래 불합격자를 뽑기 위해서 하는 업무이다. 만약 내가 채용 담당자라고 하면,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효율ㆍ효과적일지 고민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수십 또는 수백개의 서류 속에서 1차 면접자를 가려내는 일, 만만치 않다. 그만큼 각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이력서, 자기소개서이기 때문에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비슷해보이는 서류 속에서 옥석을 골라내는 작업으로, 1명 채용하는데 100명의 지원자가 있다면 나름의 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기 바쁘다. 


비유하자면, 흙 속에 있는 진주는 발견하기 쉽다. 흙을 조금만 파내도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진주는 쉽게 눈에 띈다. 하지만, 채용은 수 많은 양식 진주 안에서 자연산 진주 골라내기에 가깝다. 또는 바닷가에서 30년 이상 물질을 한 해녀가 건져 올린 손바닥 크기의 전복 속에서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진주를 찾는 것과 흡사하다. 

위 그림에서 자연산 진주와 인공 진주의 구별이 과연 가능할까? 혹은 위에서 표현한 그런 진주를 저 사진 속에서 구별해낼 수 있을까? 신입 또는 경력직 사원의 경우 one of them일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그런 노력을 통해서 채용을 하게 될까? 결국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합격시키면 안될 이유를 찾는 것이 더더욱 빠르며, 그게 업무를 하는 담당자도, 결정할 관리자도 채용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 직무중심의 선발은 가능하다고?!

2-3년 전부터 스펙 중심의 채용에 대한 사회적 반감 때문인지, 많은 기업들이 이제는 '직무 중심'의 선발을 하겠다고 나왔다. 그러면서 이력서에서 불필요한 정보들을 빼면서 사진을 빼거나 학교 또는 학과를 기재하는 란을 삭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 변치 않는 채용 시스템

스펙 중심의 선발은 이미 수년전부터 있어왔다. 지금의 채용 시스템 및 프로세스는 20-30년 전의 프로세스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수년간 이어져 온 이력서 양식 또한 마찬가지이다. 단지, 내 과거가 글 몇 줄로 요약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처음 이력서를 작성할 때의 안타까움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각각의 지원자가 가진 여러 조건 중에 그 사람의 실력을 볼 수있는 항목이 여전히 '학벌' 또는 '이전 직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변하지 않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채용에 '토익 점수'의 영향력이 약간은 줄어들었다는 점 외에는 변함이 없다. 불합격자를 뽑는 기준이 그렇다. 그게 현실이다. 


 - 변하지 않는 채용 프로세스

① 채용공고 등록 - ② 서류접수 - ③ 1차 실무면접 - ④ 2차 임원면접 - ⑤ 최종합격

 물론 위의 채용과정은 기업마다 때로는 필기시험, 실기시험, 직무적성검사, 인적성 검사, 신체 검사 등을 통하여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합리성, 특수성을 고려하여 넣거나 뺀다. 보다 촘촘한 그물을 쓰는가, 느슨한가의 차이일 뿐이다. 그 어디에도 '직무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한 관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면접 때 충분히 질문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10~15분 사이 몇 가지 질문으로 직무전문성을 테스트 할 수 있을까. 물론 직무적성검사를 한다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인적성 검사이거나, 수학능력(문제해결력에 가까움)을 테스트가 대부분이다. 

 또한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애초에 직무별 전형 자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직무 중심의 선발을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직무 중심 지원하는 경로 자체를 애초에 차단하고, 조직 중심으로 사람을 선발하고, 교육하고, 자사의 제대로 된 직원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남편 또는 아내의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는 '정략 결혼'과 비슷하다. 개인의 선택권은 제한적이다. 개인은 오로직 조직을 선택할 수 있고, 간택이 된 이후에는 GO 또는 Stop 이외에는 권한이 없다. 결국 지금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개선 없이 우리는 '직무중심 선발'을 한다 말하는 자체가 Paradox 이다.



3.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로 직무전문성을 검토한다?!

이력서는 어렵지 않다. 적는 내용의 대부분은 그냥 Data일 뿐이다. 학교, 학과, 생년월일,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 일종의 '신원확인정보'이다. 물론 이전 직장 또는 사회경력에 대한 적는 항목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과연 이 정도로 나의 직무전문성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다는 말일까? 

예를 들어, S,K,Y대의 경영학과 출신이면 '경영'에 대해서 준전문가라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과 덕망을 갖추고 있을까? 그래서 이런 친구들을 채용하여, 우리 조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실제로 입사 직후 S.K.Y이든 아니든 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된다. 마치 군대에 끌려온 이등병처럼 말이다. 실력 또는 전문성 위주로 선발한다고는 하지만, 이력서상 충분한 요건(학력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이미 탈락이다. 당연히 일정 기준 이상이 아니면, Cut off 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추가 기회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자기소개서 질문 항목을 보면 가끔 헛웃음을 지을 때가 많다. 기업은 자신들의 인재상, 핵심가치에 적합한 질문을 뽑는다고 하면서, 결국 물어보는 것이 뻔한 질문 들이다.


 - 자신의 성장 배경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 자신의 과외활동 또는 사회 경력사항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 우리 기업에 지원하게 된 동기 및 향후 포부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과연, 어디에서 기업의 개성 및 특징을 찾을 수 있을까? 과연 이런 질문으로 그 사람의 직무전문성, 개성 또는 인간성을 알 수 있을까? 채용담당자 또는 면접관이 무당 또는 점쟁이도 아니고,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인성, 개성, 전문성 등을 검증한다는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차라리 아래와 같은 질문이 채용 목적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 자신이 겪은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이며,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 지금 지원한 직무(전공)를 연마하기 위하여,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 자신이 가장 화났을 때, 가장 기뻤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나요? 
 - 우리 조직에서 펼치고 싶은 자신의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단, 개인적인 꿈은 제외시켜주세요.)
 - 우리 조직은 혁신과 창의가 최우선 가치입니다. 자신의 삶에서 이를 드러낸 사례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지금의 직무전문성을 검증하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이에 대한 변화 또는 개선을 통해 합리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4. 누구도 합격자 상(狀? 想? 像?)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혹시 합격 사유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까? 또는 불합격 사유는?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다. 설사 어떤 '사실'에 근거한 불합격이라고 하더라도 말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나뉜다는 사실이다. 왜? 어떻게 해서 나눌 수 있을까? 


힌트는 인재상에 있다. 조직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어떤 조직이든지 인재상(the right people)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걸 전면에 내세운 조직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조직이 있을 뿐이다. 


내가 조직에 들어갈 상인가?

인재상이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약간 잘못 알려져서 우리 조직의 인재가 나아가야 할 또는 갖추어야 할 능력의 총집합체와 같도록 인식하고 있다. 인사철학과 혼용해서 쓰거나, 헷갈려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최소한 직무별 Knowledge, Attitude, Skill 기본적인 수준 정도는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도 채용 기준으로 활용할 정도로 발전시킨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물론 채용을 통해서 인재상에 딱맞는 인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합하거나 가까운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어려운 일을 우리 HR에서 하고 있으니, 참 대단하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나 무지몽매한 일이 아닐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채용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비슷하다. 그 바늘을 찾았다고 한들 내가 찾는 바늘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당장 알 수 없다. 그걸 단번에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다. 


조직에 어느 누구도 현재 속한 조직에 왜 뽑혔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지도,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그냥 합격했으니까 다니고 있고, 열심히 하라고 하니까 하는거다. 조직의 모든 문제가 거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체, 내 경제적인 부분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이유도 모른채 살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가? 


결론만 말하면 있다. 대신 조직의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 '개인'들의 변화로 부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개인들의 준비

1. (경력직)자신의 전문성에 적합한 채용 지원

우선 나를 정말 원할 수 있는 또는 단번에 채용 할 만한 곳에 지원하면 된다. 물론 대학처럼 합격을 위해서 점수에 맞춰서 하향지원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전문성을 인정해줄 수 있는 곳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곳으로 지원해야 한다. 말 그대로 '내가 잘하는 것'에 투자를 해 줄수 있는 조직에 지원하는 것이다.  


2. (신입)자신의 관심 또는 열정에 적합한 채용 지원

스스로가 가진 호기심, 열정, 기호 등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확실히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조직 안에서 펼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것이 곧 자기소개서가 되겠지만, 단순히 합격만을 위해서 유려하게 글짓기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의 관심 또는 열정을 표출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쓴다면 일종의 계획서 또는 제안서와 유사하게 구성해보는 것이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관심 또는 열정이 있는 조직 중에 내 전문성을 원없이 펼칠 수 있는 조직을 선택하여
지원하고, 합격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수 있다. 



그리고 기업 관계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1. 직무 정보의 투명한 공개

신입, 경력 무관하게 조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입사 이후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알 수 있는 경로가 거의 없다. 만약, 채용 공고에 자세하게 직무 관련 설명 또는 일 등이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다면, 또는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의 정보에 대해 공개한다면 '묻지마 지원'은 점차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그에 따른 보이지 않는 채용 비용 또한 함께 절약할 수 있다. 


2. 속이지 말자

간혹 입사 이전의 일과 이후의 일이 다른 경우가 있다. 경계해야 할 부분이고, 결국 사람을 돌려막기 하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솔직하게 하게 될 일에 대해서 오픈해서 지원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을 최소화해야 하고, 수습, 인턴, 시용 기간 등을 활용하여 신규 입사자에 대한 정착을 위한 제대로 된 안내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입사 이후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마치 물건을 팔기만 하고 AS 기간이 있음에도 모른 척 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조직 안정을 위해 그들이 튀어나가지 않도록 그들의 고충을 들어줄 수 있도록 채널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Wrap-up

채용은 일종의 이상형 매칭과 흡사하다.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합격자가 되곤한다. 따라서 생각하는 것 보다 합격선이 높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 합격선은 특정 스팩으로만 되어 있지는 않다. 분명 조직은 미묘하지만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어디든 약간의 틈은 있는 법이다. 


서류, 1 2차 면접 등 합격을 결정하는 프로세스 상에서는 실력 보다 오히려 운이 작용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다만, 그 운을 얼마나 높이는가는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보다 많은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등 그들에게 맞추기 위한 내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한 사람을 위한 관심과 사랑이 결실을 맺듯이, 내가 가고 싶어하는 명확한 이유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동기와 충분한 실력이면 그걸로 족하다. 사람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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