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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Apr 06. 2018

출산하는 여성이
군대 가는 남자보다 불리하다

커리어는 남성보다 여성이 불리한 조건과 상황을 갖고있다



제목만 봐도 위험하다. 이 글을 쓰면 대부분의 남자들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짚어봐야 한다. 여성을 경쟁 또는 축출의 대상으로 봐서는 안된다. 함께 살아가는 그녀들을 와이프, 누나, 동생, 엄마로만 봐서는 안된다. 그녀들은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중이다. 그래서 차별적 대우를 받는 것을 지켜만 보거나 내로 남불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남자' 답지 않다.
안녕하세요. 직장생명연장스쿨 - 이직스쿨입니다 흠흠...

이직스쿨을 만들고 2년 넘게 많은 이들이 찾아 주셨다. 그저 제가 해드린 일이라고는 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을 깨닫게 해 주고, 그중에 일을 구체화시켜준 것뿐이다. 이는 각자 자신이 바라는 삶 속에서 일을 제대로 위치시켜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그 과정 속에서 올바른 이직을 위한 여러 가지 필요한 정보와 지혜를 전달해드렸다. 


나름의 삶을 찾아서 스스로 나아가도록 도와드리면, 코칭 과정에 생각보다 빠르게 자신이 바라는 자리를 잡는 분들도 있었고, 코칭 이후에도 여전히 기준과 균형을 잡지 못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위태롭게 가는 분들도, 계속 흔들려서 다시 찾아오는 분들도 있었다. 너무나 많은 사례가 있어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데 있어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늘 일과 양립해야 할 삶 속에는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부인,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이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역할을 맡기도 전에 겁을 먹고 결혼과 출산을 회피하는 것으로부터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조직에 있는 남자들은 그들을 동료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동안 바라 본 여성들의 역할에 맞춰서 대우를 하기 시작했고, 위로 올라가는 극소수의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여성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커리어를 함께 쌓아가는 동료로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좀 바뀌어야 한다. 그들이 각자의 가정과 조직에서 나름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차별적 대우가 아니라, 그저 약간의 배려 말이다. 




이직스쿨에서 만난
수많은 여성 의뢰인들의 고민은 
'나름의 밸런스'를 갖는 것

2018년 봄, 이직스쿨을 운영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나름의 결산을 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한 사람씩 만나 미팅을 했던 인원이 200명 가까운 숫자가 되었다. 한 사람씩 매주 만날 때는 몰랐지만, 꽤 많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약 82%)이었다. 또한 30代 전후의 결혼 적령기인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통계의 오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분들이 결혼과 함께 자신의 단절될지 모르는 커리어를 걱정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이다. 


물론 뾰족한 수는 없었다. 이직스쿨이 가지는 가치가 의뢰인의 입장에서 실현되는 것에 중점을 둘 뿐이었다. 모두가 다른 문제일 수 있지만, "각자가 바라는 커리어가 실현된 최상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이를 위해 앞으로 맡게 된 역할을 어떤 식으로 수행할지에 대해" 일을 삶 속에 넣어서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음을 가정하여 삶 속의 중요 요소 중에 일을 포함한 다양한 역할에 대한 기획 및 계획을 해보는 것이다.  


물론 그저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뢰인들은 그러한 과정을 함께 밟아서 자신이 바라는 커리어를 구체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다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만의 커리어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으로 연장하여, 실제 바라는 직장 및 직무로 옮기는데 활용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계속된 추적 조사를 통해 그들이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다. 그래도 아직 자신의 삶의 방향을 급변하는 경우는 인생에 있어 갑작스러운 사고에 가까운 여성으로서의 일(결혼과 출산)을 제외하고는 아직 없다. 자신이 정한 행복의 기준에 따라 나름대로 삶을 살고 있으며, 여전히 일터에서 남자들과 부대끼면서 그동안 쌓인 조직ㆍ사회의 부조리 및 편견과 함께 지내고 있다. 


여자들은 그저 나름의 밸런스를 갖기를 원했다. 남들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 속에서 행복도 찾고 싶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가중된 여러 역할 속에서 이제 '일까지' 해야 했다. 그것도 완벽히 말이다. 물론 모두 다 선택의 문제라고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좀처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무엇도 안 하는 것을, 그리고 한다면 제대로 하는 것을 종용을 넘어 강요한다. 



남자들과 여자들의
커리어 Set up과 Build up의 차이


Set up - 남성은 군대 다녀와서 (대학) 졸업 이후, 여성은 대학 졸업 이후

한국 남성과 여성의 커리어의 시작(Set up)을 '첫 직장'으로 부터라고 볼 때, 보통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게는 2~3년 적게는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빠르다. 대부분 '졸업 시점'을 볼 때, 여성과 남성이 같은 해에 입학했다고 하며 특별한 일이 없다면 대부분 여성이 먼저 졸업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미룰 수 없기에 대부분이 1, 2학년 마치고 간다. 대부분이 그런 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냥 그때 가는 줄 알아서 그렇게 한다. 반면에 여성은 군대에 가지 않기 때문에 동년배의 남성에 비해 다소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여성도 더 많은 스펙과 전문성을 쌓기 위해 휴학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느라고 25살 이후에 졸업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정도는 빠르게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20대 30% 이상 결혼 출산 안해도 상관없어의 중앙일보 기사 中>

그렇다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커리어를 빨리 시작한다고 유리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토끼와 거북이의 승자가 누구일까?! 빨리 달리는 토끼가 거북이에 졌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토끼처럼 게으름을 피운 것이 아니다. 중간에 커다란 장벽이 있다 그들을 쉬게 만드는 '결혼과 출산의 장벽'이다. 


남성은 군대라는 장벽을 일찍 만나서 커리어가 중간에 부득이하게 중단될 일이 없다. 하지만, 여성은 다르다. 그녀들은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다. 그녀들이 결혼과 출산을 뒤로 미루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왜?!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여성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남성들과 함께 커리어를 쌓고 싶기 때문이다. 



Build up 단계부터 남성과 여성의 벌어지는 격차

괜찮은 직장을 구했다고 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하지만, 대부분 중간에 결혼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2~3년 정도의 업무 공백이 생긴다. 사실 이 지점부터 여성들이 받게 되는 커리어 상의 피해가 도드라지기 시작한다. 개인의 직무 전문성 또는 쌓고자 하는 커리어와는 관계없이 이른바 현장 중심에서부터 업무 배제 또는 보다 가치가 적거나 '지원'하는 업무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여성은 '여성이라는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다...
25살에 첫 직장에서 자신이 바라던 커리어를 시작한 (가명) 지영 씨(女)는 4년의 사원 생활을 충실히 보낸 던에 5년 차에 대리가 되었다.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그녀는 이제 결혼이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만난 남자 중에 그럴만한 사람이 있는지 유심히 보게 되었고, 31살(6년 차)에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일도 있고, 신혼생활도 즐기고 싶어 당장 출산이 부담되어, 남편과 상의 끝에 1년 후에 출산하기로 하고, 32살 가을에 드디어 축복과 같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 임신 6개월에 출산 휴가를 쓸 수 있었고, 출산 직후 돌 때까지 출산 휴가를 쓰고 싶었지만, 아이가 100일이 지난 직후 복귀해야 했다.

더 이상 조직에 자리를 비워둘 수도 없었다. 눈치가 보이고, 자신이 그동안 쌓아왔던 커리어를 단절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고생 아닌 고생은 시작되었다. 엄마로서, 와이프로서, 며느리로서 늘어난 역할과 조직 속의 대리(이제 곧 과장이자 실무자 최고참)의 역할이 하나둘씩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전만큼 퍼포먼스를 내기 어려웠고, 결국 선택을 해야 했다. 조직 내의 조금 더 쉬운 역할로 가거나, 잠시 쉬고 육아에 전념하거나, 아니면 좀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다. 


심지어 결혼하기 전부터 이를 권고하기도 한다. 영업에서 영업지원으로, 마케팅이면 주로 중요한 전략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또는 콘텐츠로, 인사면 단순 반복형 업무로 전환할 것을 추천한다. 물론 조직 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인원을 재배치하여 오래도록 근무할 수 있도록 나름의 배려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정말 바라는 여성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를 통해 나름의 커리어를 개발하여 오래도록 일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스스로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 부분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경단녀,
스스로 선택하지 않도록
주변에서 배려는 필수다


현실적으로는 아직 여성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 직장에서는 여전히 창창한 남성들과 경쟁해야 하고, 미혼자라면 부모님을 포함한 기성세대가 가진 편견과 싸워야 하며, 기혼자라면 남편과 아이가 요구하는 엄마와 부인이라는 역할과 직장인으로서 맡은 역할 갈등에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동아일보 기사 中 발췌

여기에도 통계의 오류는 있겠지만,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이전의 커리어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기보다는 사회적으로 가능한 범주 안에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자신의 기호, 가치관, 관심 등의 Personality는 뒤로 한채 그저 경제활동을 위한 단순하고 어렵지 않은 일로 내몰고 있다. 

가장 일해야 할 시기에 직장인으로서의 커리어 보다 엄마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그녀들

경단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 결코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보통의 삶이기에 그런 선택을 한 것뿐이다. 또는 사회적으로 요구한 여자가 맡아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하다 벌어진 결과이다. 


엄마는 특별한 스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박카스 광고 중>

그녀들이 결혼과 출산을 뒤로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전에 그들이 교육받은 삶은 여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었다. 와이프, 엄마로서의 삶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걸 마음속 깊이 바랬기 때문에, 그동안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저 그렇게 해야만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 배우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박카스의 광고처럼 "엄마는 스펙이 없다." 그녀들은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다. 그녀들이 이전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가정, 조직, 사회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건 역차별이 결코 아니다. 그녀들이 온전히 돌려받고 누려야 할 권익이다. 이제는 조금씩 남성을 포함한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다. 


번외) 남성이 해줄 수 있는 것

사실상 없다. 없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굳이 찾아보면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편견 없이 바라봐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사회 및 조직 속의 그동안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편견에 갇혀 산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냥 물어봐야 한다. 힘든 것은 없는지, 만약 있다면 혹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말이다. 그것이 동료로서 최선이다. 동료로서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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