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처음부터 '같은 말'. 이를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5가지 질문
다들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글로벌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것으로 '나만의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해외 취업이 '워킹 홀리데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건 삶 그 자체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각오가 필요할지 모른다.
'해외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준비'가
많은 젊은 친구들이 '탈 조선'을 꿈꾼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현재의 삶이 너무 팍팍하거나, 희망을 가질 수 없는 구조와 시스템(각종 유리 천장으로 비유되는 제약 조건 등...), 타국으로 가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 적어도 이 곳보다는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등등.
그래서, 열심히 '언어(만국 공통어 - 영어)'를 익힌다. (결론이 이상하다.) 해외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짧고도 굵은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언어의 부족함'이기 때문이다. 말만 트이면, 외국인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굳이 국내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해외에 가서 일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물론 근거는 없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 좋은 일자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해석 : 찾아봐도 '괜찮은 일'이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해외로 가서 일하는 것이 좋겠다.
(해석 : 나를 위한 더욱 '멋진 일과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필요한 것은 '언어'이다.
(해석 : 말만 통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이 접근하는 '생각의 흐름과 결론'이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에 대해 반박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좋은 일자리란 나에게 맞는 (적정한 보상이 담보된) 일자리이고, 이는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또한, 국내에도 없는 좋은 일자리(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해외에 간다고 있을 리 만무하다.
2) 언어만 가지고는 해외로 가서 일할 수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우리나라로 취업을 오는 외국인을 채용한다고 할 때, 한국말만 잘한다고 해서 채용할 수 없다. 직무 및 비즈니스 관련 전문성 또는 가능성 없이, 이방인을 조직에 들이는 선택을 하기 매우 어렵다.
3) 최소한 가서 일하고 싶은 영역에 대한 확신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확신의 근거는 무엇보다 명확해야 하고, 함께 일할 조직에 이를 증명(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아마도 '적절한 언어 (실력)'가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논리와 의지이지, 언어가 아닐지 모른다.
해외로 가려는 이들에게
꼭 하는
최근 해외로 이직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졌다. 만나면 10명에서 3~4명 정도가 해외 취업도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다년간 준비하는 이들도 봤다. 언어를 포함하여, 각종 필요한 경험과 자격 등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다행히 '언어만 잘하면...'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생각이라고 해봤자, 해외로 회사를 옮기는 것(이직)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총체적인 물음(일하는 시간 외에는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적어도 목표한 국가, 산업, 기업 등등은 어느 정도 있다. 하지만, 왜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지, 왜 그 나라의 해당 기업으로 가려고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관련 질문의 답변에는 '디지털 노마드가 꿈'이라고 적고, 국내보다 안정된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 질문은 '일(직무)에 대한 성장 및 생존 가능성'과, 일을 포함하는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모두 묻는 것이다. 이때, 일과 조직 모두에 희망적 뉘앙스의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 내 일(Job)의 지속 성장 및 생존에 대한 확신과, 함께 하려는 조직의 성장에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장래가 기대되면 될수록 좋다.
쉽게 말해, 비즈니스와 직무의 가치가 향후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어야 좋다. 물론 그러한 희망적 전망이 있는 자리는 '경쟁이 심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는 실력 있는 내국인을 물리칠 수 있을 만한 매력을 넘어 마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의 이민(못 사는 국내에서 잘 살 수 있는 곳으로...)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어야 한다. 현지에 가서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출발하기 전부터 일(Job)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때 갈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취업비자가 쉽게 나올 수 없다. 목표를 정하는 것부터 실력을 쌓는 것까지, 만발의 대비가 뒤따른다.
따라서, 지원하는 일과 조직의 가치 판단과 더불어, 나의 객관적 준비상태부터 체크해봐야 한다. 국내의 유사 업계 경험을 (얼마나) 쌓았고, 이를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혹여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면, 그들이 요구할만한 전문성을 증빙할만한 학력 및 인증 가능한 자격증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언어는 필수다. 일단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언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원하는 직무와 조직에 따라, 맞춤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특정 목표'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나라, 산업, 기업, 직무 등등 확실한 몇 개의 목표가 있어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조직'에 취업한다고 가정할 때, 보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있다. 단연코, 비즈니스의 기본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시작할 때, 그들의 구조를 알고 들어가야 하고, 오래 일하며 자연스레 위로 올라갈 때 그들만의 시스템과 비즈니스 원리(Principle)를 타인에게 적용 못하면 금세 성장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필요조건 등을 살펴보면, 대부분 하루아침에 가질 수 있거나, 혹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노력이 뒤따라야 하고, 그 노력은 해당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수준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일하는데 정말 필요한 것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의 언어를 포함, 그들의 비즈니스와 문화 등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수준, 그들도 나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상식-교양-전문성의 성장 궤도 및 굴레에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러한 자연스러움이 나의 생활에 더욱더 원래 있었던 것처럼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서 일하기와
해외 시장 겨냥하기는
위의 5가지 질문을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적용해본다고 생각해보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단지 해당 질문에 대하여 필요한 답이 유의미한 데이터와 정보를 기반으로 혼자가 아닌 조직의 힘으로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것뿐이다.
1) 왜(Why) 해외 <특정 국가>에 가려고 하는가?
해당 국가에 우리 비즈니스에 열광할 수 있는 고객이 있다고 하는 근거 있는 확신에서 나온 결정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의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그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뒤따른다. 어떤 형태로 진출하고, 어떤 절차를 거치며, 어떤 단계를 거쳐 성장할 것인지 등에 대한 '복안'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
2) 하고자 하는 일은 어떤 가치(Value)를 지니고 있고,
앞으로 어떤 성장(Sustainability)을 기대할 수 있는가?
국내와 같은 비즈니스, 혹은 전혀 다른 가치(Value)로 갈 수도 있다. 유사 비즈니스와 차별화된 전략에 의해 현지화(Localization)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그들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새롭게 짓거나, 새롭게 정의한 가치에 적합한 콘텐츠 등의 현지화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해외에서 어떤 일(What)을 하고 싶은가?
위의 질문을 "해외(진출 국가 소비자 또는 고객)에서 어떻게 인식(이해)되고 싶은가?" 바꿔보면, 2번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4) 어떤 준비 <언어 이외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구체적인 준비로 볼 때, 진출하는 형태(법인 또는 사무소 중 선택)와 방법, 발전 단계 등을 고려한 내용이 될 것이다. 필요한 자원(자본과 인력 등과 적절한 시스템) 등을 정리하고, 실제 진출 과정에서 부딪히며 해결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적절한 현지 파트너에 의한 재빠른 안착도 생각해볼 수 있다.
5)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How) 해야 할까?
단계별 진출 및 발전 전략(방향)에 따라 뒤따르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을 말한다. 자원의 조달부터 시작하여, 실제 '자리를 펴는 책임자 선정'부터 기간별 달성해야 할 목표와 함께, 진출에 대한 명분이 담긴 구체적 목적까지 함께 있어야만, 위의 모든 질문에 적절한 답이라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해외 취업>과 <비즈니스로 해외 진출>은 거의 차이가 없다. 유일한 차이라면, 혼자(1인)와 조직에 의한 것뿐이다. 본질은 같다. 존재와 지속 그리고 성장에 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가족, 친구 등의 연고 없이 혼자 가서 살아야 한다. 그것도 머나먼 타국에서 말이다. 잠시 살다 온다고 하지만, 기약은 없다. '생활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단순히 말만 통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영위하는 문화를 포함하여, 그들의 비즈니스가 무엇이고, 그중에 내가 맡아야 할 영역이 어디에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가능 여부를 타진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할 수 있다고 해도, 그 공은 나에게 없다.
이는 그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무리 글로벌이라고 비슷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 특유의 성향이 있다. 스스로를 현지화하지 못하면 적응하는데 여러 모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결국 그냥 비즈니스다. 비즈니스의 본질, 그중에 내가 맡은 역할과 책임, 그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 등에 대한 나름의 절충과 함께 제대로 된 준비와 학습형 습관이 필요하다. 그것도 평생을 가져갈 것 말이다.
그래서 취업이 아니라, 커리어의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 많은 비용을 치러서라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를 설득하고,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갖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은 취업도 비즈니스도 국내도 해외도 모두 다 마찬가지다.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부족하면 정작 가서도 적응 못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일에 적응 못하거나, 삶에 적응 못하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생각지도 못한 핍박과 여러 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충분한 노력이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그 노력이 진정으로 지향하는 삶의 목적에 의한 활동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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