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리즈 서문
어릴 적 나는 사람이 어려웠다.
곧 사람이 싫어졌다.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싫다고 생각하는 게 더 편했다.
타인과 대화가 어려운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나와 대화할 줄도 몰랐기 때문에.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간,
어딘가 왜곡되고 찌그러진 내가 될 것 같았다.
올바르고 매끈한 모양이고 싶었는데.
아마 나는 힘들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억눌렀다.
납작해질 때까지.
한쪽으로만 흘러가는 얘기는
오가는 대화라기보다 외로운 침잠이다.
기울어진 나는 그 안으로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삶은 이어졌고, 마침내 나를 자라게 해 준 이들이 있다.
자꾸 움츠러들고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나를
계속 보듬어주고 쓰다듬어준 이들.
내 마음을 밟으면, 다가와 거름과 물을 주는 이들.
그들과의 대화는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당신의 언어를 더 듣고 싶다.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의 나를 만든
나의 사람들, 나의 사랑들.
인터뷰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