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것들에 대해
나의 특별한 장소 / 패트리샤 맥키삭
봉주르, 뚜르 / 한윤섭
조금 묵직한 소설일 수 있어. 하지만 발랄하게 읽히기도 하지.
여러가지 다른 것들과 결핍에 대한 얘기가 마음에 한가득 솟구치긴하지만
오늘은 그냥 조금 색다른 얘기를 해볼게.
어쩌면 그냥 오늘 소개해주는 책들과는 조금은 엇나간 맥락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뭐 어때? 어쨌든 얘기하고 듣고 우리는 지금 그거면 좋다고 생각하니까.
무슨 쌤이 늘 이렇게 대책없이 즉흥적이냐고?
세상엔 다양한 쌤들이 있어. 대부분 아주 존경스럽고 훌륭하시지.
그리고 너희를 배려하기 위한 규칙들을 잘 이끌어주시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 중에 나처럼 좀 허술한 쌤도 있어줘야 균형이 맞지 않겠니?
또 딴 얘기로 샜네. 들어봐.
너희와 똑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면서 나는 늘 답답했어.
모든 것이 너무나 틀에 박혀있고 말은 통하지 않고 나는 너무 어리다고만 하니까.
조금 다른 생각을 하거나 조금 다른 의견을 내면
'쓸데없이 골치아픈 애'로 여겨지거나
'입만 살아서 잘난척 하는 애'가 되거나.
어디에도 내 생각을 경청해주고 수긍해주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이러하고 저러하다고 정확하게 안되는 이유를 짚어주는 어른이 없었어.
그래서 결심했어. 나는 넓은 곳으로 가겠다고.
불행히도 우리 집은 넓은 세상으로 나를 내보내 줄 돈이 없었단다.
그 대신 자유를 주셨지. 필요한 돈을 열심히 모으고나서
남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에 어학연수랍시고 비행기를 탔어.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그 곳.
나 혼자 오롯하게 나를 책임져야 하는 그 곳.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겁이 없었지.
하지만 그 땐 그래도 괜찮았어. 젊음은 그런거니까.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내가 안착한 곳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이었단다.
그곳에서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방인' 이 무엇인지를
내 몸에 곤두선 머리카락 하나만큼의 감각까지 톡톡히 느끼고 왔어.
나쁜 점도, 좋은 점도.
생생하게 말이야.
인종차별? 당연히 있었지.
하지만 그에 반해서 내가 이방인이어서 받은 배려도 있었어.
친구도 생기고 믿을 수 있는 이웃도 생겼어.
결론은 세상 어디를 가도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 그리고 내 안에 단단함을
사람들은 먼저 알더라구.
먼저 겁내지 말고 그냥 자유롭게 진실되게 마음을 풀어놓으면
다가와서 따뜻해지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날이 서서 지냈던 시간도 있지만, 결국은 내가 바뀔 때에 주변도 바뀐다는 걸 그 때 알았어.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고 차별해. 라는 기분이 들면
더 상냥하고 예의를 갖춰서 얘기했고
기분이 불쾌해지면 나의 감정에 대해서도 표현했어.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면 사과를 하기도 하고,
상식밖의 사람들은 더 화를 내며 가버리기도 하지만
생각해봐, 상식밖의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냥 여기에도 있어.
지금 너희들 근처에도 있어.
그걸 다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왜냐하면 그렇게 신경쓰고 기분 나빠하기에는
나는 내 감정이 너무 소중하고
나는 너무 하고싶은 게 많아서 바쁘거든.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아, 안통하는구나. 하고 잊으면 돼.
그들은 내가 아니어도, 뭐든 짜증을 내고 화를 낼 대상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냥 그들의 문제로 내버려두면 돼.
나는 언젠가 너희가 넓은 세상에 꼭 나가보길 바래.
어릴 때 부모님과 그냥 휙 돌고 오는 관광말고,
조금 어렵더라도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아껴쓰고
돈을 아끼기 위해서 더 걷고
조금은 고픈 배를 잡고 자고
그리고 가장 원하는 것이 생기면(물건이든 음식이든)
그때는 아껴둔 돈을 쓰고 행복을 느끼고.
그런 과정을 꼭 거쳤으면 좋겠어.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었냐고?
완전! 몇개 있는데.
흠...
책이랑 만날 소재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리려나?
에이, 그럼 번외편으로 몇가지 기억에 남는 일화만 얘기해줄게!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