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어리광

신생모의 육아 에세이

by 아란


겨우내 이 주 가까이 고열과 감기로 앓으면서

아이의 어리광이 차고 넘치게 늘었다.

부딪히기도 전에 "아야!"를 연발하며

입을 삐죽거리고 두 손을 쭈욱 뻗어 안아달라고 한다.


나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기 일쑤이고

똑같은 과자도 꼭 엄마가 줘야 한단다.

체력이 못미치는 나에게 그런 보챔이 너무 버거웠다.


그렇지만,

엄마를 찾아와 덥썩 안기는

이 아이의 체온과 숨결,

머리카락의 살랑이는 느낌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엄마를 찾아 맴도는 아이를 보며 어머님께서

한 마디 하신다.

"저렇게 애교를 부려대니 어디 새끼 없는 사람 서러워 살겠니......"

그 말을 들으며 내 품을 파고드는 내 새끼를 꼭 안아주었다.




아이를 재우는데

자면서도 냄새를 따라오는 건지

꼭,

내 품을 파고든다.

겨드랑이와 젖가슴이 이어지는 그 틈새로

머리를 들이밀면서 제 온 몸을 꼭 붙여온다.

눈을 감고도 엄마를 찾는가보다.


새벽에는 자다가 깨어 울기도 하는데,

"엄마 여깄다."하고 토닥이면

이내 다시 잠이 든다.

내 쪽으로 몸을 돌리고 품으로 쏙 들어와서.

엄마라는 존재는

너에게 얼마만큼인걸까.

나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고보니 문득 서럽다.

지금 우리 아가만할 적에.

아니 조금 더 컸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즈음에 나는 엄마가 떠났으니까.

이렇게 엄마가 곁에 있어도 엄마만 찾는 나이였을텐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간에

나는 버림받았었구나... 하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오면서

아이를 재우는 내내 눈물이 났다.


그 때의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 어렸던 나를 찾아가 안아주고 싶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이렇게나 찾아대는데.





오늘 새벽에도 우리 아가는

자면서 꿈을 꾸다가 깨면 엄마를 찾을거고

내일도 아침이 되면 엄마!하고 부르며

내 뺨에다 침 바르는 수준의 뽀뽀를 해줄거다.

그 축축한 느낌에 눈을 뜨면

실처럼 가늘어지게 웃는 눈으로

엄마다!하고 부르는 내 아기가

또 온 몸으로 나에게 안겨올테지.

늘 그랬듯이.


이 아이가 부리는 응석을 마음껏 받아주리라.


넘치도록 부리는 어리광을

지금 나에게가 아니면 어디가서 풀어놓을까.

나만이 받아줄 수 있는 그 감정이

쳐지거나 부족하지 않게

아이가 마음껏 누린 다음에

혼자 다음 계단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힘껏 안아줘야지.


고맙고 또 고맙다.

자면서 내 품에 비비고 들어와 내어주는 체온이.

아이의 냄새가.

보드라운 머리카락이 내 뺨을 쓸어대면서

지친 나의 하루를 노곤하게 녹인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하기도하고

그 상처를 홀로 치유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어릴 때 멈춰있던 내가 같이 자라고,

내 아이도 자라고

비로소 나는 정말 엄마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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