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는 새벽

신생모의 육아 에세이

by 아란

오늘은-

어제보다 더 고개를 들고

어제보다 눈을 많이 마주치고

어제보다 끙끙 옹알이 연습을 한다.


잠투정도 줄고

새벽 수유를 하고나면 곧바로 다시 잠든다.

배냇 웃음을 더 많이 날려주고

꼭 감은 눈 아래로 속눈썹이 점점 더 길어진다.


살면서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생명체는 본적이 없어서

이 고슴도치 엄마는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가 동트는 새벽을 늘 만난다.


가끔, 이 아이가
태내에 있을 때가 그립다.


그 때가 더 편해서가 아니라,

탯줄로 이어졌던 아이와 나와의 교감,

힘찬 태동에 내가 느꼈던 기쁨,

그 아이가 내 태중에 자리함으로써

내 영혼까지 꽉 채웠던 그 충만한 행복이

가끔 그리워진다.


아직도 나는 낯설고 힘들다.

우울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처음 맞는 육아가 너무 버거운데

그렇다고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여주긴 부끄러워서

너무 힘든 날은 붙박이 장 안에 들어가서

실컷 울다 나오는 새벽도 있다.



하지만 딱 하나-

내가 태내에 우리 아기를 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듯

훗날,

지금 이 시간을 분명 그리워하리란 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새벽에 자다 일어나는 일도

아이의 젖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도

오동통한 다리를 만지작 거리며

아픈 손목으로 올려 안는 일도

모두-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

자꾸 나에게 상기시킨다.


고르고 골라

나에게로 와서

나를,

제 엄마로 삼아준 고마운 아기.

이 아이가 아니었으면

살면서 이런 경험, 이런 느낌을 알지 못했겠지.


비록 지금 당장은 힘에 부칠지라도-




매거진의 이전글엄마라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