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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 Oct 05. 2021

발레를 하기 전(1)

나의 건강은 어땠냐면

나는 만성 편두통과 식체를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 이상의 편두통이 격달로 왔다.

그 지옥같은 편두통이 오면 구토, 한기와 더불어 

끝내는 응급실을 다녀오고 이틀을 앓아누웠다 일어나야 일상 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위장 장애도 달고 살고, 장염도 단골 손님.

          

날이 너무 습해도, 너무 더워도, 빛과 소리가 조금만 강해도

모든 자극에 힘들고 생리통은 또 덤이고.

죽냄새만 맡아도 오히려 토할 거 같아서 아파도 죽대신 밥을 끓여서 그 물만 조금식 넘겼다.


두통과 상관없이 심심하면 체하기도 다반사. 

위장은 구실도 못하는데 왜 붙어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소화력이 떨어졌고,

나중엔 체해서 두통이 오는 상황.

     

두통으로 국내 최고라는 정교수님이 계시는 서울 삼성 병원까지 다녀도 효과를 보지 못해서

진짜 이러다 죽을 거 같다고 생각했었다.


가끔 밀려오는 통증에 잠식당할 때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냥 실컷 앓는 수 밖에.

이 몸은 내 몸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그냥 속절없이 견뎌야만했던 고통이었다.



거기다가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더한 문제가 생겼다.

편두통이 더더욱 극심해진 것은 물론,

속목이 너무너무 아파서 샴푸, 치약 조차 짜지 못하는 극심한 상황이 닥쳐서 

정형외과도 다니고 깁스도 했는데 나아지지 않아서 

이제 이 몸뚱이는 구실을 다 했구나- 이런 통증.  

정형외과에서 스테로이드 농축 주사를 맞아도 나아지지가 않았다.


지금 다시 되짚어 쓰면서 떠올리니,

어떻게 살아왔나 싶을 정도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몸이 약하다고 안쓰러운 신체조건이거니- 라고 생각했을 뿐

심지어 부모님도 이게 호전될 거라고 생각치 못했던 증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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