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가족이 뭐길래

by 박짝가



당신이 뭔데?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다고?




이런 말을 마음에 품고 살았다.

아빠에게도, 오빠에게도, 엄마에게도….

가족이 뭔데, 뭐길래 나를 안다고,

그런 마음으로 가시를 세웠다.

가족에게는 덜 성숙하고 더 어린 내가 튀어나온다.

날것의 마음을 그대로 들이밀기 때문에,

가족에게 가장 지독한 말을 퍼붓는다.

그 말의 진짜 뜻은 이거였다.


왜 나를 몰라줘?
왜 나를 더 사랑해 주지 않았어?

투정에 가까운 마음.

늘 그랬다.

못난 나지만 안아주길 바랐고,

상처받은 나를 알아주길 바랐다.

누구라도 나에게 따뜻한 눈길 하나만 주면 좋겠다고

어린 마음으로 버틴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끝까지 서로를 온전히 보지 못했다.

기대하는 만큼 냉정해지고,

그래서 더 잔인해지는 관계, 가족이었다.


가족이 어려운 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저 오래 함께 살아온 ‘타인’이기 때문 아닐까?


우리는 결국 ‘타인’이 되어 흩어졌고,

나는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다.

그때 알았다.

내 안에 말 못 한 공백이 있었다는 걸.

어리석게도 그 빈틈을 남편이 채워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마음의 구멍은

누가 대신 메워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채워지지 않은 마음은 스스로를 향해 부서지곤 했다.

남편은 그런 나를 붙잡으려 애썼다.

이해하려 하다가도,

가끔은 지쳐 나를 다그치기도 했다.

마음이 서로 엇갈릴 때면

나는 더 미안해지고, 더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딸이 나에게 꼬깃꼬깃 접은 편지를 내밀었다.


엄마 힘들죠? 내가 안아줄게요.
엄마, 어제도 오늘도, 항상 영원히 사랑해요.


가족이란 공백을 채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구멍 난 채로 옆에 머물러주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날이 서있던 날에도 기다려주고,

어른 노릇이 서툴러도 사랑을 거두지 않는 사람들.


못난 나를 가장 많이 보면서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가족은 기적 같은 관계다.



ChatGPT Image 2025년 12월 29일 오전 10_03_34.png


엄마가 되는 일은, 내가 받지 못한 사랑과
다시 마주하는 일이다.


매주 수요일 연재를 약속했는데
가족여행으로 이번 글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아직 작가라기엔 책임감이 충분하지 못한 것 같아
그 점이 먼저 마음에 남습니다.
혹시 기다리신 분이 계셨다면
늦어진 만큼 죄송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번 3장은
조금 더 깊이 있는 내 얘기,
가족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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