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기 싫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긴해

by 윤교


한 기업에서 사무보조로 일을 하고 있는 일개 알바생이다. 비록 사무보조라는 직책이지만,

나를 보조하는 팀원들과 소통한다. 그중에서 가장 높으신분이 팀장님인데, 유쾌하신 편이다.


But. 선을 들락날락 말하기 불편할락말락한 정도의 사람.


나는 내 구역 안의 사람이 아니면, 예민한 주제를 피하는 편인데 팀장님께서는 침을 튀기며 말하신다. 한번은 내 업무에 시시콜콜 간섭한 적이 있으셨다. 바로 해내지 못할 업무였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왜 바로 ‘네, 알겠습니다.’를 못하냐고 꾸중을 들었다. 사실 팀장님은 직급은 높으셔도 일을 하다 말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며 소일거리를 만드셨기에 (너무 욕되게 들리나) 업무적으로 좋은 인상은아니었다. 마음 속으로는 “잘 모르면서 일만 시키는 꼰대!”라며 혼자 부글거렸다.


7개월을 일하고 퇴사를 앞둔 오늘.


팀장님께서 내 옆자리에 앉으셔서 문득 나의 졸업 후 진로를 물어보셨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 내 꿈을 잘모르겠다. 그치만 내 알량한 자존감이 그런 고백을 허락하지 않아 애둘러 아직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팀장님께서는 미간을 찌푸리시며 그래도 졸업반이고 생각을 해야하지않냐며 하나둘 잔소리를 늘어놓으셨다. 잠깐은 그런 생각을 했다. 어차피 앞으로 볼 일 없는 사이인데 왜 이렇게까지 오지랖이람..

그 생각을 하자마자 반대로 팀장님도 마찬가지로 날 앞으로 볼 일 없을텐데 왜 이렇게까지 말해주실까.


그래서 오늘 만큼은 그의 말에 귀를 담아보기로 했다.

“팀장님께서는 안정성, 돈, 프라이드 같은 느낌을 가치있게 여기시는거같아요.”

“그렇지! 아무래도 안정적인게 중요하잖아. 물론 너처럼 하고싶은게 있을 수도 있지만, 여행이야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언제든지 갈 수도 있다고!”

“저희 부모님께서도 팀장님 말씀처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원하시더라고요, 제가 아직 나이가 조금 어리다보니 현실적이지 못하지만, 저는 최소한제가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하고싶어요.”

“언제 찾게? 여름방학동안?”

“여름방학에도 찾고, 학기 중에도 찾아야겠죠..”(자신감 따운.)

“그치 중요하지! 난 네가 졸업반이니까 물어본거야. 나도 여기에 10년 넘게 일하면서 너처럼 아르바이트로 왔다가 가는 애들을 얼마나 많이 봤겠어. 그런 애들한테 뭐할거냐고 물으면 다 대답을 잘 못하더라?”

“하하 그쵸 저도 제가 제 전공 살려서 선생님할 줄 알았는데, 막상 실습해보니 안맞다는 느낌이 빡 오니까..”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무례를 뺀 솔직함을 드러내니 마음이 훨씬 편했다.

그 사람이 왜 항상 나와 반대의 의견이었는지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물론 여기서 성격은 불변임)


항상 그의 말에 반기만 들어왔던 나는, 10분여간 대화가 끝나고 계속 그와의 대화를 되새겼다.


기분이 오묘하며 그의 말이 맞으면서도 듣기 싫은 청개구리가 되기도 하고, 이상적인 미래만 꿈꾸는 물정 모르고 철없는 코찔찔이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가성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는 마음으로 이 메모장도 켜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가 하나의 꿈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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