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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사람 A Jan 29. 2020

전역 이후 그가 입을 음악 / ‘인피니트’ 김성규

아쉬운 게 하나 없었던 '10 Stories’. 그 이후.

2010년 6월 9일 발매된,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다시 돌아외’는 아이돌 노래라면 질색을 하던 남중생 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람회, 카니발, 토이, 이소라를 동경하며 아이돌 노래라면 질색을 하던 소년은 고민에 빠진다. ‘이걸 좋아한다고 티를 내, 말아?’

 세련되지 않은 기타 리프, 사이사이에서 느껴지는 전자 악기, ‘소년스러움’을 대표하는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 그리고 곡 전체에서 어우러지는 ‘김성규’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다시 돌아와’라는 곡에서 유난히 중독성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 ‘BTD’, ‘Nothing’s Over’ 등과 같은 과도기를 거쳐, ‘내꺼하자’라는 곡을 통해 어느 정도 콘셉트를 굳힌 인피니트는 꾸준한 빌드업을 가장 최근 발매된 ‘Tell Me’까지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그렇듯, 김성규와 같이 메인보컬을 담당하는 이들에겐 솔로 앨범이라는 기회가 주어진다. 2012년 겨울, 그의 첫 미니앨범 ‘Another Me’가 발매된다.

미니 1집, 'Another Me'

1. Another Me

2. 60초

3. I Need You

4. 눈물만 (Acoustic Ver.)

5. Shine

6. 41일


다양한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완성된 ‘Another Me’.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 인피니트라는 팀이 막 자리 잡은 상태에서 발매된 앨범이기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된 ‘눈물만’과 같은 곡은 어쩔 수 없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곡마다 주는 흐름이 ‘예쁘게’ 연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단점이었다.

타이틀곡 ‘60초’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고, 넬의 베이시스트 이정훈이 작곡한 ‘I Need You’, 김종완이 작곡한 ‘SHINE’이 오히려 돋보이는 앨범이 되었다. ‘60초’를 타이틀로 선정했던 ‘Another Me’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앨범이 되었다.


미니 2집, '27'

1. 27

2. 너여야만 해

3. Alive

4. Kontrol

5. Daydream (Feat. JW & Tablo)

6. 답가 (Feat. 박윤하)


이러한 아쉬운 성과 이후, 15년 발매된 두 번째 솔로 앨범 ‘27’은 김성규에게 딱 맞는 맞춤정장 같았다. 헤어부터 신발까지, 모두 하나의 세트로 기획되었다김종완이 김성규를 위해 완벽히 재단했다. 유기성 측면에서 인트로 격의 ‘27’과 타이틀곡 ‘너여야만 해’는 물론이고, ‘Kontrol’에서 ‘답가’까지 마무리 역시 멋지게 앨범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피니트로 데뷔하기 전부터 넬의 빅 팬이었던 김성규의 창법은 김종완과 많이 닮아있고, 실제로 넬의 수록곡으로 삽입될 수 있었던 트랙들이 ‘27’에 실렸으니, 이런 연결고리들은 멋진 시너지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첫 정규앨범, '10 Stories'

1. 뭐랬어 (Feat. PUNCHNELLO)

2. 머물러줘

3. True Love

4. 끌림

5. 지워지는 날들

6. Till Sunrise (Feat. JW of Nell)

7. Sorry

8. 천사의 도시

9. Sentimental

10. 거울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2018년, 정규앨범 '10 Stories’가 발매된다. 전작 ‘27’에 비해 많은 작곡가들이 앨범에 참여했지만, 역시 총괄 프로듀서는 김종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역시’. 어떤 곡 하나 허투루 들을 것이 없었고, 20년이 된 지금도 첫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듣게 되는 앨범이다. 전작에 비해, 더 많은 매력 요소들이 추가되었다. 피아노에 집중한 발라드 트랙 ‘지워지는 날들’이나 ‘거울’, 락 보컬의 면모를 보여주는 ‘Till Sunrise’. 사랑스러운 느낌의 ‘Sentimental’까지.


하지만 전작에 이은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김종완이 재단한 옷을 입지 않은 김성규의 음악은?’. 그의 한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김종완의 프로듀싱이 너무 김성규에게 잘 맞는 까닭에, 김종완이 없는 김성규의 솔로 앨범은 잘 상상이 가질 않는다. 가끔은 넬 노래 중 기분에 맞는 노래가 없을 때, 대체하기 위해 김성규의 앨범을 찾아 듣곤 한다.



 며칠 전, 전역 이후 곧바로 앙코르 콘서트를 준비했고, 많은 예능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인피니트의 다른 멤버들 모두 입대를 한 상황이니만큼, 솔로 앨범이 올해 안에 발매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의 오래된 팬의 심정으로 모든 것이 궁금하다. 김종완과 함께한 김성규는 내 눈에 완벽해서, 이번엔 다른 작곡가나 자작곡 등 약간은 허술해도 다양한 트랙들을 기대하고 있다. 그가 예능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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