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자까 Sep 25. 2015

#25.배웅

벌떡

지영은 순간  회사에 지각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왜? 무슨일이야?"

지영의 행동에 헨리도 잠에서 깨어 몸을 일으켰다

"회사 지각이라고 생각했어요..이놈의 습관..

나 백수져?"

다시 누어버리는 지영이다

"백수 된지..삼일밖에  안되서..적응이 안되요"

"백수도 적응이 필요한가?"

"그럼요 ...매일 같이 아침 6시에 일어나..출근을 했어요..

그게 몸에 배어있으니.."

"당분간은 아무생각 말고 쉬어.."

"그러고는 싶은데..일해야져.. 돈도 벌고.. "

"돈이라..나에게 취직을 하는건 어때?"

"에?"

"월급을 줄테니  회사에 나와서 내 일도 도와주고...집안일도 좀 하고."

"음..생활비인가? 원래 경제권은 여자한테 있는거예요..나한테 용돈받아 쓰세요....."

"그것도 나쁘진 않군.."

"얼마..얼마 줄수 있는데요?"

"얼마 정도면 되지?"

"에이..재미없어..원빈처럼해야져? 가을동화 안봤어요?"

"그게 뭐지?"

지영의 말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헨리이다.


지영이 다시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나오려 한다

"더 자.."

"아니요..아침 해줄께요..그리고 출근도 시켜줄테야.. 넥타이 메주고 싶어요. 생활비 받을건데...그정도는 해줘야져."

"어?"

지영의 말에 놀라는 헨리다.

"음... 해보고 싶었어요..출근하는 사람 현관에서 잘다녀오세요...하는거..."

"................................"

"뭔 표정이 그래요?"

"어.........."

알수없는 표정의 헨리를 보고 지영이 말했다.


어떻게 이 기분을 말로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헨리다.


친부모의 대한 기억은 없다.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은 비행기에서 내린 순간부터였다

반갑게 자신을 맞이해주던 두사람

필립과 에릭.


"반가워"

"잘부탁한다"


사춘기가 됐을때 쯤..

자신의 가족이 조금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동성이였고. 한국에서는 살수 없어 이민을 와

그곳에서 자신을 입양했던것이다.


말수도 적고 무뚝뚝했지만 필립과 에릭은 그들의 방식으로 헨리를 사랑했다

그리고 헨리 또한 특별한 애정표현이나 어린아이들이 할법한 투정 따윈 없었지만 그들을 사랑했다.


그런 헨리에게

아내가 혹은 여자가 넥타이를 메준다거나..

현관에서 "잘다녀오세요" 등의 풍경은 영화, 드라마에서나

연출될법한 장면이기때문이였다.

심지어 헨리는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이런 상황은 어색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색하다라는 표현하기에는 알수 없는 기분이다.

한가지 확실한것은 이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것이였다.


"얼마나 더  걸릴까?"

"음..기다려봐요..이게 되게 어렵네.."

30분째 헨리의 목을 잡고 넥타이와 씨름 중인 지영이다

"나 오늘 출근은 할수 있는건가?"

"음..에잇..오늘은 그냥 헨리가 해요..내일아침은 꼭 성공할테다.."

입을 삐죽삐죽 하는 지영을 보면서 웃는다

"왜 웃어요?"

"행복이란거지? 이런게"

순간 지영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헨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나도 그런것같아요"

"우리 이렇게..평범하게 지내자"

"네..소소하게..조용히..남들처럼요"

서로 그렇게 바라보면서 한참을 안고 있는 지영과 헨리


"헨리?"

"응?"

"출근안해요?"

"응..그냥 이렇게 있으면 안되나?"

"아..헨리는 싸장님이니깐..안돼요. 얼른 출근해요

현관앞에서 잘다녀와요 하고 싶다니깐요.."

"별개 다 하고 싶군"


지영이 현관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웃고 있다

자꾸 뒤 돌아 보면서 지영이 자신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 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순간 몇년후 지영이의 옆에 지영이를 꼭 닮은 예쁜 아이가 함께 손을 잡고 인사를 해주는 상상을 했다


"키득키득"

강실장은 운전을 하다 말고 뒤자석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백밀러로 헨리를 힐끔 본다.

강실장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안 헨리가 아무일도 없다는듯 능청을 떨었다

"요즘 많이 웃으십니다"

"음..그런가?"

"네..."

"지영이를 닮은 딸을 상상..."

순간 말을 멈추는 헨리였다

"아주 예쁠것같습니다"

"그래? 그렇지!"

지영이의 이야기만 하게 되면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감정이 제어가 되지않을 느끼는 헨리다

매거진의 이전글 #24. 끝이 아닌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