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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Apr 18. 2023

청개구리의 삶

Unsplash의David Clode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 나이가 먹으면 청개구리의 삶을 접는다. 그것은 몸이나 마음이 다치기 싫어서 일 것이다. 지난 경험을 되돌이켜 보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개척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남의 말을 듣게 되기도 하고, 아닌 것은 버리기도 한다.


살다 보면 내가 생각한 것이 맞을 때도 있고, 남의 말한 것이 맞을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의 말을 듣긴 하되 결정은 자신이 하는 것이다. 누가 나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대의 삶은 규제가 많다.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청개구리의 삶이 시작된다.


반항아처럼 머리도 밀어보고 스크레치도 내보며, 이태원 거리의 힙합 청바지와 청자켓을 사서 입어본다. 팔에는 은색팔찌를 걸고 한껏 멋을 부려 걷는다. 그 순간은 삶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다가 인생 선배가 내 조언을 하면 듣기는 하지만 싫다.


자신과 함께 같이 길을 가자는 솔깃한 제안도 싫다. 본격적으로 청개구리의 삶이 시작되는 여정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함께 하자하지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 또 첫 직장에 옮겨가서 뜻을 펼쳐 보려면,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 것일까 싶다.


남은 내게 조언도 하고 달래기도 하지만, 사춘기가 된 것처럼 반대로 나의 길을 가고 싶다. 인생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니, 내가 청개구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땐 내가 청개구리라는 것을 몰랐을 뿐이다. 종이 한 장의 차이를 알아가기 위해 돈 것이다.


청개구리의 삶은 사춘기 반항아처럼 반대로 한다. 그러다 인생의 쓴맛을 보다 보면, 그제야 내가 청개구리의 삶을 살았구나 한다. 한편으론 어리석고 무지하지만, 인생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고 늘 배운다. 그 경험은 삶을 지혜롭고 균형 있게 살아가게 만드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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