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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un 03. 2023

지식과 혼돈 사이

Unsplash의 Soheb Zaidi

한 학자가 있다. 학자는 온갖 의구심을 통해 학문에 열의를 갖고 있다. 이성의 사유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연구하며 결론을 도출한다. 도출한 결과를 믿고 행동하며 삶을 살아가는데도 지식이 모든 것을 대변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식이 많아도 삶은 때론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것이 많으면 복잡해진다. 생각이 깊든 짧든 상관없이 자신이 느낀 바가 크다. 군대나 직장이 최전방이든 최후방이든, 고된 일터이든 쉬운 일터이든 자신이 있는 곳이 가장 힘들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를 여의고 삶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난 단순했는데, 복잡해졌다. 예정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삶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줄 알았다. 20대는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꿈과 열정을 다하는 나이이며, 건강했기에 그런지 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와 이별은 내게 삶에 의문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별은 무엇이며, 삶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싶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나에게는 갑작스러운 것이었지만 예견된 일이었을 수 있다.


우리는 사소한 것을 순간 흘려 넘기다 보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쁜 결과로 가지 않기 위해 지식을 통해 알아가려고 하고, 실천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소용돌이가 친다. 내가 생각지 못한 것이 올 때 더 그렇다. 나의 방식에서 다른 방식으로 전환되려고 할 때 혼돈과 고통이 수반된다.   


모든 것이 그렇다. 건강을 지키는 것이든, 사랑의 실천이든, 일이든, 인간관계이든지 간에 우선은 알아가야 한다. 이성적으로 지식이 쌓여 본질을 파악한다.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했으면, 그 본질을 직접적으로 알아가고자 실천이 뒤따라야 진짜 지식이 된다. 그러나 삶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있다.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삶은 흔들리게 된다. 흔들림을 통해서 삶을 배워나가고 겸손함을 배워나간다. 삶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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