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부산에 내려갔다가, 친한 형님이 운영하시는 작은 동네 서점에 들렀다. 부산 서면에 있는 '크레타' 라는 서점이다. 10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이곳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독서는 어떻게 변화할까?
사람들이 계속 책을 읽을까?"
AI에게 몇백 페이지짜리 교과서를 던져주고 요약해달라고 하면 1~2초 만에 핵심 내용을 뽑아준다. 굳이 몇 시간씩 엉덩이 붙히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을 이유가 사라졌다. 그리고 독서의 경쟁자인 영상 콘텐츠는 너무나 강력하고, 더 재미있고, 더 빠르게 정보를 제공한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앞으로 독서는 단순한 레저 활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통계가 기사를 통해 전해 들린다. 하지만 대치동, 강남, 목동 등을 지나다보면 여전히 교육에 열정적인 부모님들은 독서 교육, 논술 교육 등을 포기하지 않음을 학원 간판이나 홍보물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같은 이 시대의 리더들은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여전히 종이책을 꾸준히 읽는다. 독서가 개인의 성장에 확실한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AI를 잘 활용하면 분명 업무와 생활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핵심을 떠올리는 역량을 잃어버리는 순간, 인간은 기계에 지배될 수밖에 없다. AI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결국 우리가 핵심적인 질문과 코어 아이디어를 프롬프트에 입력해야 한다. 즉, 질문을 잘 던지는 역량이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역량은 어디에서 올까? 그것이 독서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사색하게 되고, 삶과 세상에 대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책을 덮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변화를 만들어낼 아이디어와 의지가 생긴다. AI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질문을 던지는 힘, 사고하는 힘,
결국 인간으로서의 주도권과 자유의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