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기는 팀"을 만드는 매니저의 역할과 역량

by 빈센트

영화 "홈팀(Home Team)" 은 NFL 슈퍼볼 우승을 이끌었던 션 페이튼 감독의 실제 이야기이다. NFL 시즌 중 징계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그는, 한 번도 경기에서 이겨본 적 없는 고등학교 풋볼팀을 맡아 아이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간다.


훌륭한 '매니저' 였던 페이튼이 팀을 이끌면서, 단 한 번도 승리 경험이 없던 아이들은 첫 승리의 희열을 맛보고, 자신감을 되찾으며 결국 '이기는 팀' 의 DNA를 만들어간다.


이 영화를 보며 매니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좋은 매니저, 좋은 관리자란 어떠한 역할을 해내야 하고, 어떠한 역량을 가져야 할까?


1️⃣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할 수 있다" 는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


영화에서 아이들은 단 한 번도 승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승리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한다. 새로운 코치가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을 때 모든 아이들이 코웃음을 친다. 우리가 어떻게 우승을 할 수 있냐고. 하지만 좋은 매니저는 팀이 매일 '작은 성공(Small Win)'을 경험하게 하며, 높은 목표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목표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목표를 달성해보지 못한 팀은 그게 무슨 기분인지,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너무 커 보이는 목표치를 받으면 터무니 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팀이 매일 매일 작은 성취를 쌓아가며 큰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는 환경과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 그게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2️⃣ 팀의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을 위한 판을 깔아주는 것


영화에서 페이튼 감독은 NFL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 적용한다. 모든 전략을 새롭게 짜고, 팀원들을 이해시키고, 실제로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계획과 프로세스를 설계한다.


회사에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략이 필요하다. 세일즈 전략이 될 수도 있고, 마케팅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전략과 큰 그림은 결국 매니저의 몫이다. 좋은 전략은 이해하기 쉽고, 실행 가능해야 하며, 팀이 따라가기만 해도 목표에 가까워지게 하는 느낌을 준다.


3️⃣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지원하는 것


아무리 전략이 좋아도 팀원이 그 전략을 수행해 낼 수 있는 준비나 역량이 되지 않았다면 절대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이미 100% 갖춰진 팀원을 뽑거나, (2)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거나.


(1)의 경우는 어렵다. 이미 역량이 갖춰진 팀원은 비싸고 귀하다. 항상 모든 역량이 갖춰진 팀원으로 팀을 꾸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2) 경우에는 매니저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


팀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훈련시켜주고, 여러 시행 착오를 통해 결국 그 업무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하면서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가르쳐줄 수도 있고, 학습할 수 있는 교육 리소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4️⃣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


누군가 나에게 일방적으로 "~해라" 라고 말하면 그냥 잔소리로 들린다. 꼰대 소리 듣기 쉽다. 보통 상대방의 조언이 정말 조언으로 들리는 순간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과거 그 사람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함께 곁들여서 들을 때이다.


특히 상대방의 성공 스토리보다 실패 스토리는 울림이 있다. "내가 과거에 ~~를 해봤는데,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래서 너는 그렇게 말고 다른식으로 하면 조금 더 성과가 날 것 같다" 라는 식의 조언은 항상 마음 속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5️⃣ 팀원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멘탈 케어와 동기부여 하는 것


항상 목표는 높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힘들다. 힘든 여정을 가다보면 한번쯤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좋은 매니저는 팀원들의 이러한 멘탈을 귀신같이 파악하고, 한명 한명 케어를 해주는 역량이 있는 것 같다.


무조건 압박하고 푸쉬하기 보다는, 팀원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과 고충이 있는지 들으려고 한다. 그리고 100%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함께 고민하고 풀어보자는 제스처를 보인다. 그러면 어려움을 겪는 팀원도 문제가 해결될거라는 생각이 당장은 들지 않더라도, 함께 이 사람과 이겨내보자, 어렵더라도 목표를 함께 달성해보자는 마음이 조금씩 생긴다.

--


최근 한 팀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초보 매니저로서, 이 영화는 내게 큰 인사이트를 주었다. 팀을 이끈다는 것은 단순한 관리가 아니다.


'함께 이기는 문화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매니저의 역할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