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 제이 Nov 21. 2019

이타적인 행위가 나에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나의 신념 이야기

Chapter 1. 이타적인 행동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소장님, 일거리 좀 주십시오. 요즘 제 존재감이 떨어지네요.”  

그 당시 저를 잘 알던 지인들에게 조차도 알리지  못했던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대한항공 운항 품질부에 근무하던 시절 제가 사무실 업무가 조금 한가할 때면 소장님께 전화나 이메일로 ’ 일을 구걸’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상이 아닙니다.  


이 시기 저는 운항 부에서 발행하는 한글 공지사항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발적으로 영문으로 번역해 한글과 영문이 동시에 공지되도록 지원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별도의 추가 보수를 기대하고 했던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대한항공의 조종사 중 4명 중 1명은 외국인 기장들인데, 이들에게 한글과 영문 공지가 동시에 나가야 한다는 개인적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이 일은 곧 운항 부내에서도 소문이 나고 당연히 이후엔 운항 부 내의 많은 부서에서 영문 번역을 맡기다 보니 1인 3역의 역할을 수행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무실에 출근하면 업무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저의 노력은 외국인 기장들에게도 인상적이었던지 같이 근무하던 외국인 기장들은 저의 번역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으며 이는 Writing English의 실력 향상과 함께, 결과적으로 나중에 에미레이트 항공에 지원할 때에는 자기 일 인양 모두가 나서 서로 최고의 추천서를 써 주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3년 후에 사무실 근무를 마치고 라인 조종사로 돌아가던 시기에는 운항 부에서 추천을 해주어서 그해의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회장님 표창을 받게 되었으니 저의 신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가 더 큰 보상을 받은 셈이 되었습니다.


이런 경력으로 인해 에미리트 입사 시에 많은 지원자가 길게는 1년 2년을 기다려야 간신히 Short-listed 되어 인터뷰를 진행하던 것에 비해 저는 입사 지원을 온라인으로 마치고 단 1주일 만에 전화 인터뷰를, 그리고 한 달 만에 두바이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입사 Offer를 받게 되었으니 사실 이러한 예외적으로 빠른 진행도 저의 이타적인 자원봉사에서 기인한 면이 큽니다.


공군에서도 대한항공에서도 이곳 에미리트에서는 저는 철저히 이타적입니다. 경험적으로 이타적인 행위가 우선은 조직에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에게는 ‘실력과 사람과의 인연’으로 남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어서 에미리트에서 제가 했던 이타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들어보시죠.


입사동기생들의 기장승급 인터뷰 날짜가 동시에 잡히기 시작하던 2016년 4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원래 계획된 5월 중순이 아닌 6월로 인터뷰 날짜를 미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저는 6월로 미루지 말고 차라리 당겨줄 수는 없는지 문의했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인터뷰 날짜를 미루고 싶어 하는데 오히려 앞당겨 실시하겠다는 저에게 훈련 스케쥴러는 몇 번을 괜찮겠냐고 다짐을 받더군요.


이렇게 저는 동기들보다 한 달 먼저 인터뷰를 통과하고 이후 동기들에게 모의 인터뷰를 한 달간 해 주었습니다. 이 시간, 제 영어는 엄청난 성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때 그렇게 고대하던 EPTA LEVEL6을 마침내 취득하게 됩니다.


그 이후 동기들과 교류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카카오 톡 격인 Whatsapp에 그룹을 만들어 동기생들을 초청해 동기생 단체방을 개설해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이 단체방은 지금까지도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들의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시작한 이타적 행동들이 결과적으로 제게 가장 이로운 결과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장 너무 믿지 말고 안전비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