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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Apr 14. 2020

첫 책을 내며 내가 지킨 룰

페북작가의 책내기

책을 한 권 낸다는 것, 특히 자신의 첫 책을 낸다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첫 집을 짔는 과정에 비유해도 그리 틀린 일은 아닐 것이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과 기대가 뒤섞인 감정이랄까.


사람들이 지나가듯 동정 섞인 축하를 건넨다.

"야휴~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어요. 책을 낸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심드렁한 듯 보이겠지만 사실 진심을 담아서

"제가 한 것이 뭐가 있나요, 다 출판사에서 알아서 해 주신걸요."


루아크의 천 대표님을 처음 본 순간 느낌이 있었다.

'귀인이시다.'

차분한 말투, 진심을 담은 설득, 책의 가치에 대한 이해. 이 모든 부분에서 인상적인 첫 만남이었다.  김포공항 롯데시티 호텔 로비에서 나눈 단 30분 남짓한 짧은 대화였지만 나에게 확신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기장님이 쓰신 글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 지금까지 발표된 적이 없는 최초의 책이 될 겁니다."

이 즈음에서 다짐을 받고 싶었다. 혹 이분이 나의 의도를 잘못 알고 오신 것이라면 더 진행되기 전에 일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가 자전적 수필을 제 돈을 들여 출판하려는 것이 아닌 것은 아시는 거죠?"

"물론입니다. 제가 기장님의 글에 투자를 하는 겁니다."

"초판에 얼마나 비용이 드나요?"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00만 원 정도가 들 겁니다."

"그럼 대표님의 개인 돈 2000만 원을 날릴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하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시단 말씀이시고요?"

"네. 리스크를 감내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건 분명히 팔립니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 진행되는 동안 내가 받은 스트레스는 거의 전무했다.

몇 번의 Draft가 한국과 두바이를 이메일로 오갔고 책의 제목을 선정하고 표지 디자인을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책에 들어갈 사진들을 선택하는 과정 중에 내가 집주인으로 느끼는 부담은 아내와 쇼핑을 나갔을 때보다도 적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다음의 원칙을 마지막까지 지키려 노력했다.

1. 편집에 간섭을 최대한 자제한다.

2. 내게 검토를 요청한 건에 대한 회신은 최대한 빨리한다.

3. 편집자와 작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면 최종결정의 권한은 언제나 편집자에게 있다. 그 예로 표지 디자인과 관련해 이틀간의 의견교환이 있었고 최종 선택은 편집자에게 일임했다. 내가 생각한 표지 디자인은 항공기 사진이었다.  책이 나온 뒤 나의 딸이 표지 디자인을 아주 좋아한다.

딸이 했던 말

"아빠! 최고의 표지 디자인이야! 젊은 사람들 트렌드에 딱 맞아. 비행기 사진은 너무 식상하지."

책을 만드는 전문가는 편집자이지 작가가 아니다.

4. 작은 조사나 문구의 수정을 편집자가 원할 때 그대로 응한다. 결코 이 부분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지 않는다. 비행을 할 때 말하던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 룰을  책을 내면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5. 편집자의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조하여 그가 다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예를 들어 페북에 요청했던 제목 추천과 사진 요청이 이에 해당된다. 우린 이 부분에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끝으로, 책이 나온뒤 축하의 인사를 받던 중에 어느 독자께서

 "저의 딸 이름과 출판사 이름이 같네요."

그때에서야 깨달았다.  

루아크가 성경에서 온 의미일 수 있겠구나.


그리고 그날 밤 절친인 대학 동기로 지금은 미국에서 목회를 하시는 박 목사님과 책 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대학에서 히브리어를 공부했던 그가 루아크의 의미를 전해주었을 때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루아크는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영혼'을 의미해."


책의 마지막 장 389페이지 '나가는 말'에도 언급하였지만


"내가 믿는 '운'은 언제나 '사람'이다.


기독교적으로 바꿔 말하면


하나님의 일도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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