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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Apr 18. 2020

Dear Capt. Jay

Dear Capt. Jay

기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조종사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고등학교 학생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 3년을 놀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겨울방학 때 정신을 차려서 일주일 전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생각은 "지금 서울권 학생들은 나보다 더 잘하고 많이 나갔을 텐데 내가 게네들을 어떻게 따라잡아?" 자꾸 이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불안하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기장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Jay의 답변

이 질문을 주신 학생은 분명 간단명료한 답을 원했을 겁니다.

'너무 늦었어! 그만 꿈에서 깨어나고 현실을 직시해!' 라거나 아니면 '아니야 늦지 않았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어. 그러니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라는 두 개의 답 중 하나를 저에게 듣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답을 줄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만약 '저는 중학교 3년 동안 여름방학이면 금강에서 작살과 낚시로 물고기를 잡고 겨울이면 산에 올라 꿩을 쫓아다니느라 공부를 하지 않는 바람에 고등학교에 올라가 첫 시험에서 전체 60명 중 55등을 했지만 그 이후에 노력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으니 학생도 분명할 수 있어요!' 이런 얘기를 한다면 너무 식상합니다. ㅎㅎ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몇 번을 읽더라도 반드시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질 겁니다.

학교 공부에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개인의 한계가 드러납니다. 상위 1%의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자신들이 시험성적을 통해 이룬 성취에 고무되어 더욱더 분발해 하루에 서너 시간을 자면서 공부를 합니다. 거기에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 된다면 이들은 최고의 학원에서 과외까지 받을 겁니다. 이렇다 보니 평범한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들을 시험성적에서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학생이 낭비한 지난 3년으로 인해, 여기에 더해 안타깝지만 만약 학생이 평범한 지능을 가진 저와 같은 사람이라면 결코 상위 1%만이 합격할 수 있는 공군사관학교나 항공대에 입학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그냥 어쩔수 없는 일이니 일찌감치 포기하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잘 들으셔야 합니다. 오늘 저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언급할 겁니다. 그중 첫 번째입니다.

남들이 오랜시간이 걸리고 어려워서 포기한 것들 중에 한가지를 골라 자신만의 능력으로 갈고 닦아야 합니다. 저에게 그건 영어였습니다. 영어 하나만은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른 상태에서 단 한 가지만 갈고 닦았습니다. 무엇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나아가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극심한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 보통 사람입니다. 저는 희망하는 것이 있었지만 그것만을 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때를 기다리며 저의 영어만 갈고 닦았을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처럼 필연처럼 조종사가 될 기회가 찾아왔고 최선을 다해 그 단 한 번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제가 왜 조종사 시험을 통과 해 선발되었을까요?

비행에 대해서 저보다 훨씬 많이 알고 더 건강하고 더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건 저에게 남들과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차별성은 물론, 영어, 영자신문사, 국제학생 세미나 대학 대표 참석 등의 경력이었을 겁니다. 인터뷰에서 저에게만은 영어로 답변하길 원하시더군요. 결국 저는 영어 때문에 조종사가 된 것이 맞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오늘의 두 번째 조언입니다.

어떻게 하면 방황하지 않고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동안 끈질기게 자신을 갈고닦을 수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단 1%의 후회도 없이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자기 발전에 투자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집중할 수 있으려면 다음이 필요합니다.

'신념'

내가 지금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부여하는 신념이 없다면 한 달, 일 년은 지속할 수 있을지 몰라도 10년 20년 30년을 일관되고 끈기 있게 밀고 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성취를 위해 공부를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100% 다 짜내기 힘듭니다. 중간에 그만둘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럼 어떻게 10년을 지속할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 공부의 정당성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나는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남들을 위해 인생을 살겠다'거나 '부를 이루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라는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정당성, 자기 당위성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러면 중간에 무수히 겪게 되는 슬럼프에서도 쉽게 회복하고 다시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글은 저와 같이 평범한 지능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이런 정당성 없이도 조용히 앉아 타고난 비상한 능력으로 평생 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인류적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자기 확신, 신념은 반드시 선한 의지에 기반했을 때 가장 강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이것만 된다면 이제 앞으로 자신이 이룰 성취는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는 거대한 집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대다수는 우리처럼 보편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는 부인할 수 없는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원리인 '선의지'가 존재합니다. 이 선의지에 기반한 즉 이타적인 목표를 가지고 이타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어마 어마한 에너지가 그들 속에 지금도 도도히 강물처럼 흐릅니다.

방황할 때 손을 내어 잡아주고, 그가 무언가를 계획할 때 정말 터무니없는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자신을 이런 선의지에 기반한 이타적인 보석으로 다듬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능력은 지금 아마 30% 정도 발휘되고 있을 겁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 능력이 100%까지 발휘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만약 위에서 언급한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정진하며 하루하루 이타적인 열린 마음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당신은 인생을 살면서 1천 프로, 1만 프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저의 책에 언급된 경력 중 하나가 미공군 대학교 지휘관 참모 학교 졸업입니다. 터무니없는 일이란 이런 일입니다.

군을 장교로 다녀오시지 않으신 분이라면 이 경력의 의미를 쉽사리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이 학교 졸업한 동맹국 장교의 일부는 나중에 장성이 되며 수십 년 후에 국방부 장관, 총리, 공군참모총장이 되는 엘리트 코스입니다. 해당 연도에 자격이 되는 사관학교 졸업생 전체와 비사관학교 졸업생 전체 적어도 200명이 넘는 사람 중에 단 한 명을 선발해 보내는 엘리트 중에 엘리트를 위한 학교입니다.

왜 그 해 공군의 지휘부는 지방의 사립대를 나온 끈도 없고 배경도 없던 비사관학교 출신 수송기 조종사인 저를 미국의 최상위 엘리트만을 위한 학교에 보냈을까요?

이 결정이 내려졌을때 내부에서 엄청난 반발이 있지 않았을까요? 저는 지금도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 결정을 내렸던 것이 공군 지휘부 내에 있던 '집단 선의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결론을 정리해 볼까요?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하기 위해서는 선한 집단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이 집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 신념이 필요합니다. 나의 성공이 곧 집단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선의지'가 스스로에게서 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결코 의심받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강한 군대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군대가 아닙니다. 가장 강력한 집단적 '신념' 즉 내가 목숨 바쳐 싸우는 이 전쟁이 나의 가족과 민족, 국가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한 것이라는 '윤리적 확신' 군대 용어로는 'Integrity'가 흔들리지 않는 군대야 말로 가장 강한 군대입니다.

베트남이 미국을 물리친 배경이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의 성공이 필요한 이유를 찾아내고 '내적 신념화' 하시기를 조언드립니다. 그러면 언젠가 상위 1% 지성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도 이루지 못한 성과를 '선한 집단의 도움'으로 성취해 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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