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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Jun 07. 2020

조종사의 입사 인터뷰 질문

Dear Captain Jay

Dear Capt. Jay

항공대 입시를 앞둔 학생입니다. 비행 중에 부기장이 만약 기장의 잘못된 판단을 목격하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요?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혀 기장의 잘못을 고쳐 주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요?


Jay의 답변  

대표적인 조종사의 입사 인터뷰 질문입니다.�


기장의 결정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모든 것을 그때마다 Challenge 즉 이의 제기를 한다면 아무리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성격의 기장이라도 같이 비행하는 동안 불편해질 겁니다.


저라면 대세에 지장이 없는 작은 의견 차이는 그냥 기장의 의견을 따를 겁니다. 대신 나중에 바쁘지 않고 기장의 무드가 좋을 때 조심스럽게 오해하지 않도록 물어볼 수는 있을 겁니다.


"기장님 질문하나 드리고 싶은데요, 궁금해서 그럽니다. 아까 상황에서 그렇게 결정하신 이유나 근거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이 질문에 금밤 파르르 토라져 "몰라, 그런 건 네가 답을 찾아봐야지. 그런 걸 왜 물어봐!"라고 하는 기장이 있으면 ‘아 이 사람은 내가 존경하고 앞으로 본받을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마음속에서 지우면 됩니다. 다행히 오해하지 않고 차분히 설명해주시는 분은 앞으로도 존경하는 기장님으로 남기시면 되고요.


그런데 이견이 발생한 문제가 사소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시급을 다투는 안전에 직접적 위해를 가하는 문제, 예를 들어 플레어가 길어져서 그대로 접지를 하면 활주로를 오버 런(OVER RUN)해서 활주로 이탈(Runway Excursion)할 것으로 보인다면 물론 당연히
기장에게 당장 GO AROUND 하라고 소리를 질러야겠지요.


그런데 만약 기장이 부기장의 이 요구를 무시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대부분 항공사에서는 기장이 부기장의 GO AROUND지시를 무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땐 부기장이 WHEEL을 뺏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가 맞고 나는 틀렸기를 바라며 가만히 기다려야 할까요?


우린 지금 아주 어려운 문제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문제로 착륙을 강행하려는 기장과 GO AROUND를 요구하는 부기장이 서로 역조작을 하는 바람에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1994년 KE2033 제주 국제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


이런 시나리오에 있어서 언제나 BLACK AND WHITE 한 답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기장의 완력에 의한 개입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기장의 판단이 100% 옳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이어서, 다음은 아주 중요한 이슈에서 서로 이견에 있고 아직 다행히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를 살펴볼까요?


먼저 가정을 합시다.
부기장은 이 문제가 너무도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이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을 번복할 의향이 없습니다. 기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면 될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그냥 눈감고 넘어갈 사소한 문제가 아닌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제삼자를 개입시키는 것도 좋은 SOLUTION입니다. 혹 동승하고 있는 다른 기장이 있다거나 또는 회사 운항 통제나 정비 통제에 연락해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둘 중 더 안전하고 보수적인 쪽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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