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을 잘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Dear Captain Jay

by 캡틴 제이

Dear Capt. Jay

저는 국내에 있는 항공운항학과 소속의 미국에서 실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1. 비행을 잘한다는 의미가 정확히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이 의미가 사람마다 주관적인 의견이 담겨있긴 하지만 정확히 이해가 안 갑니다.
2. 학생조종사 시절 때 솔로비행이 몇 시간에 나갔는지 실제적으로 라인에서 많이 중요한가요??. 솔로비행을 빨리 나갓다고 항공사에서 많이 인정해주나요?
3. 항공업계에서 제 성격이 잘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성격이 소심한 걸 수도 있는 저는 왜 저보다 잘하는 사람 (비행 진도가 빠르거나 ) 보면 괜히 질투가 나고 남을 의식을 하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JAY의 답변


20년 전 저의 비행훈련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 동일한 일을 겪었고 동일한 마음고생을 했어요. 이런 말을 하죠. 10명 중 1명은 정말 비행을 타고난 사람이고 또 한 명은 절대로 비행을 하면 안 되고 사람이고 그리고 나머지 8명은 평범한 사람이다. 이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하면 조종사가 될 수 있다. 저는 공군 사후 장교 출신입니다. 비행과 전혀 무관한 영문학을 전공했고요. 저와 같은 차반의 동기생들이 항공대학교 ROTC 동기생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가용 면장에 솔로까지 대학교에서 다녀왔던 준비된 인제들이었으니 저희 무지렁이(?)들과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났겠습니까. 처음에는 이 친구들에게서 글 동냥하듯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동기생들이 정말 전반적으로 비행을 잘했어요. 특히 그중에 적어도 1/3 정도는 타고난 최고의 조종사였어요 감히 시기할 수 조차 없을 정도의 차이를 보였죠. 초등과 중등 비행훈련을 하다 보면 늘 앞서 있었죠. 교관의 인정도 받고 솔로도 빨리 나가고 이런 타고난 감과 대학에서 제대로 전공으로 공부한 친구들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비행훈련에서 앞서갑니다. 이후에도 군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감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은 이들은 늘 앞서 가요. 옆에 있는 동기들이 주눅이 들죠. 그렇지만 세상이 늘 이런 사람들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80%의 조종훈련생은 평범해서 실력 차이가 거기서 거기인 경우입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80퍼센트의 정상인의 범주에 들어 있다는 반증입니다. 하지만 조종사의 인생은 1년도 3년도 아닌 자그마치 30년 이상입니다. 비행훈련 이후의 자기 관리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져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난 다음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는 그간의 노력과 관리에 따라 하기 나름입니다. ‘그럴 것이다’가 아니라 제 경험입니다. 저 역시 80퍼센트에 들던 학생이었으니까요. 비행훈련에서 솔로 빨리 나가는 건 타고난 ‘감’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최대한 노력만 하시면 됩니다.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라인에서 감 있는 조종사를 선호하느냐, 저라면 감 있는 조종사에게 가점을 주기보다는 좀 더 주의해서 볼 겁니다. 오만하지 않은지 앞으로 자기 발전을 게을리하지는 않을는지. 세상살이가 쉬우면 방심하는 법이지요. 80퍼센트의 평범한 사람들은 거북이 같이 꾸준히 가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이 됩니다. 토끼가 저만치 앞서 가다가 쉬기도 해요. 시간이 많이 흐르면 차이가 거의 없어요. 토끼랑 어깨동무하고 같이 가는 날이 올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단 토끼가 쉴 때 계속 걸어야 하는 건 당연하겠죠. 감이 부족하면 노력이 있어야죠.


물론 무서운 토끼도 종종 있어요. 타고난 비행의 감과 우수한 머리 여기에 좋은 인성과 훌륭한 외모까지 겸비한, 이런 사람은 포기합시다. 그냥 친구 해야 해요. 대한항공만 놓고 보아도, 제 동기생 모모 기장이 그 예입니다. 이런 천재들을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비교하려 들었다간 스트레스로 죽을지도 몰라요.


죄의식 같지 마세요. 정상적인 질투입니다. 그 친구를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동기생이라 롤모델이라 말하기 쑥스러워서 그렇죠. 아직 어리고 삶의 무게가 갑자기 너무 무거워서 그럴 뿐입니다. 자신을 늘 다독여 주셔야 해요.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


저는 세계 어느 곳으로 비행을 갑자기 불려 나간다 해도 당황하지 않고 바로 가방 끌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p.s.
초기 비행훈련에서 비행을 잘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타고난 비행의 감이 있어서 교관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는 센스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조종사의 기량은 외과의사의 손기술처럼 숙련된 항공기 컨트롤 능력을 의미하고 최종적으로는 손기술과 더불어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종합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비행을 잘한다’라고 말합니다. 에어라인 기장과 학생조종사의 기준이 좀 달라요. 솔로에 필요한 이착륙을 잘한다는 것은 그저 좋은 조종사의 기본인 손기술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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