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ain’s Credit Card

by 캡틴 제이


기장 승급을 마치자마자 가장 먼저 안내받은 일이 조종복에 금줄을 하나 더 다는 것과 Captain’s Credit Card를 발급받는 것이었다.

언젠가 이 카드로 항공기에 급유를 해야 하는 곳에 Divert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그런 날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캐나다의 Goose Bay 같은 곳에 비상 착륙하고는 300 명의 승객이 호텔에 묵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 4년간 기장으로 비행을 하며 단 한 번도 이 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었던 것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꺼낼 일이 없기를 바랐다.

콜럼버스 공항에 도착한 뒤 호텔로 우리를 태워준 버스 기사가 갑자기
“오늘 기장이 누구죠?”

4줄 기장의 금줄을 단 이가 두 명이었으니 그가 의도한 질문은
‘ 오늘 PIC(Pilot in Command)가 누구죠?’였을 것이다.

눈치를 채고는 “전데요? 뭘 도와 드릴까요?” 하고 나섰다

“차비를 지불해 주셔야 합니다. 우리 회사 보스와 통화해주세요” 그러면서 전화기를 넘긴다. 전화기 너머로 일을 처리하고 마침내 호텔에 들어서니 다시
리셉션에서 크루들이 역시 돈 낼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120불 곱하기 8명 그리고 크루 밴의 비용까지 하면 족히 1300불 가까이 된다.

화물기 조종사들은 오늘처럼 작은 공항에 들어와야 하는 일이 생기기에 크루들을 지원해줄 지점 직원이 없어서 생기는 일이다.

정확히는 이제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한도가 수억 원에 이르는 통이 큰 카드다.

그렇게 큰돈은 평생 절대 쓸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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