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가르시아에서 돌아온 연락장교.

by 캡틴 제이

"우리 둘이 디에고에 연락장교로 가면 어떨까? 생각해 보고 연락 줘!"

고민이 되더라. 기본 봉급에 파견수당에 인도양 한가운데 미군의 전략기지에 한국 공군의 연락장교로 파견을 간다는 것이 그때로선 흔한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꼬물이 같은 아이 둘이 막 태어난 때였다.
아내에게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핀잔만 들었다.
그렇게 잊었던 디에고 가르시아에 지금은 대한항공에 있는 심기장이 파견을 갔다.

그 무렵 김해 5 비의 분위기는 외제차나 비싼 차를 부대 안으로 몰고 들어오는 일이 감히 허용되지 않았다. 어떤 중위는 집안에서 사준 그 당시로서는 중형차 '마르샤'를 감히 관사로조차 가져오지 못하고 부대 앞 '덕두' 어딘가에 숨겨두고 주말에 나가서 조용히 타곤 하던 시절이다.

어느 중위가 훈련이 끝나기 무섭게 총각 장교들의 로망인 '검은색 코란도'를 바로 뽑아 부대 내로 몰고 들어왔던 일을 두고

"어디 중위 나부랭이가~"라는 말이 나오던 때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인도양 외딴섬에서 돌아온 심대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흰색 '코란도'를 보란 듯이 몰고 부대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아니 어딜 감히!'라고 불러다 한마디 해줄 것 같은 선배들이 의외로 이번엔 조용했다.

세상이 그 사이 변했던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심대위 본인은 잘 몰랐겠지만 처음 복귀 신고를 하고 인사를 하던 그의 얼굴을 보고는 선배들 대부분이 잠시 놀라 뒤로 주춤거렸다.
그의 얼굴이 반년만에 검다 못해 마치 공사판 노동자처럼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야~ 너...... 고생이 심했구나." ㅠㅠ

선배들 모두 이 총각 장교가 6개월간 디에고 섬에 갇혀 지내며 쓸 곳이 없어 모아둔 월급과 파견수당으로 코란도 하래비를 산다 한들 뭐라 할 일이 아니라며 측은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꺼멓게 타버린 얼굴' 때문에.

나중에 그의 말에 의하면,

"무료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섬 주위를 미군들처럼 구보하며 6개월을 보냈더니 이렇게......"

사실을 안 이후에도, 어떻게 태운 얼굴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그가 계급에 안 맞게 너무 좋은 차를 산 것을 타박해선 안될 것 같았다. ^^ 참 옛날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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