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항법 RNAV 계기접근
"드림에어 9813 Expect RNAV Approach. You have approximately 55 Track miles."(자체 항법 접근을 예상하세요. 대략 앞으로 활주로까지 55마일 남았습니다.)
미국인 관제사는 약간 한가한 틈을 타 자신이 관제하고 있는 항공기들에게 오늘 착륙까지 얼마나 거리가 소모될지 예상을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었다.
기장이 FMC의 PROG 페이지 버튼을 누르자 활주로까지 프로그램된 경로를 모두 따라갔을 경우의 잔여거리가 나타난다. 구불구불한 트롬본 스타일의 STAR 루트의 잔여거리는 아직 90'마일이나 남았다. 관제사는 활주로까지 55마일만 남았으니 Short Cut(경로 단축)을 대비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그는 줄여두었던 ND(Navigation Display)의 레인지를 늘려 활주로까지 대략적인 거리를 살펴본다. 활주로 심벌이 전방 약 60마일 근처에 나타났다. 관제사의 잔여 비행거리가 55마일이라고 하였으니 지체 없이 바로 최종 접근 경로에 넣어주겠다는 의미다.
"거의 Straight In 직진입 접근이겠는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인터폰 스위치가 켜 있던 터라 그의 작은 목소리를 부기장 알렉스가 이해하기엔 충분했다.
"네. "
"그렇다면 Flight Level Change!" 이어서 그의 손이 FLCH라고 쓰여있는 버튼을 누른다.
기장은 그때까지 유지하고 있던 VANV 모드(FMC에 입력된 경로 전체를 따라간다는 가정하에 이상적인 고도강하를 지시한다.)를 무시하고 이제부터는 직진입을 가정해 강하율을 증가시킨다. 그가 선택한 모드 FLIGHT LEVEL CHANGE(FLCH)는 고도 선택창에 방금 세트 된 5000피트까지 IDLE 파워(힘을 모두 뺀 상태)로 777을 지체 없이 바로 강하시키고 있다.
두 조종사의 무릎 쪽에 맞닿은 곳에 있는 센터 페더스털에는 두 개의 FMC가 장착되어 각자 자기가 원하는 페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금 기장은 VNAV 강하 페이지를 선택해 직진입시 필요한 강하 각을 모니터하고 부기장은 LEG 페이지를 펼쳐두어 앞으로 진행할 STAR의 웨이포인트들과 그곳에서 유지할 고도와 속도를 기장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드림에어 9813 DESCEND 3000 Reduce Speed 220.(3000피트까지 강하하고 속도를 220으로 줄이세요.)
기장의 오른손이 고도 선택창에 3000을 세트 하고 속도를 220까지 줄이더니 스피드 브레이크를 조금 더 당겨 감속을 돕는다.
이제 막 1만 피트를 지난 777에게 3000피트를 바로 준다는 것은 강하를 지연하지 말라는 의미다. 기장의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기장은 관제사가 지금부터 어떤 페턴으로 활주로 연장선인 Final(파이널)에 자신의 777을 얹어 줄 것인지를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위치와 고도 속도 그리고 전방기의 위치와 속도 고도를 파악해 판단해야 한다.
아직까지 관제사는 STAR 경로를 물고 따라가는 그들에게 헤딩 지시를 하지 않고 있다. 그와 전방기 사이에는 여전히 구불구불한 STAR 경로가 50마일 이상 남아 있다.
하지만 오늘 밤 그는 곧 이 모든 사다리 타기를 건너뛰고 바로 RNAV 접근 파이널 경로로 레이더 벡터를 받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전방기는 현재 활주로 연장선인 최종 경로에 올라타 그들의 약 8시 방향을 지나 활주로를 향해 강하하는 것이 ND상으로 보인다.
기장은 잠시 고개를 들어 좌측 8시 방향 어두운 사막 위에 항공기의 비컨이 점멸하며 움직이는 것을 힐끗 바라본다.
같은 회사 777이다. 보잉의 스트로브는 한번 그리고 에어버스는 스트로브가 두 번 연이어 점멸한다.
베이스 턴이 임박했다.
"드림에어 Expect Base Turn in 5 miles(5마일 후에 베이스턴 넣어드릴게요.)"
순간 그의 시선이 VNAV DES 페이지의 숫자 하나를 살핀다. 미리 입력을 해둔 RNAV 활주로 30L 접근의 FAP인 DB713/2000 픽스 그 바로 아래 줄에는 4.5라는 강하 각 정보가 보인다. 지금 그의 위치와 고도에서 DB713를 2000피트간에는 4.5도 강하 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높다. 그가 스피드 브레이크를 다시 반쯤 당겨 강하율을 증가시킨다.
"드림에어 Turn Left Heading 210 Reduce Speed 190. Descend 3000(좌선회 헤딩 250, 속도를 190 나트로 줄이고 3000피트까지 강하하세요. )"
기다리던 베이스 턴 지시와 강하할 고도 그리고 속도까지 한꺼번에 3가지 지시가 주르륵 이어졌다.
기장의 손이 먼저 헤딩 버튼을 눌러 시계 반대방향으로 나브를 돌려 210을 맞추자 항공기가 좌측으로 놀란 듯 움찔하며 선회를 시작한다.
이제부턴 표준 경로를 이탈한다.
고도 세팅 창을 몇 클릭 좌로 돌려 3000피트를 시현하며 속도를 플랩 UP 스피드인 215 나트까지 줄이고는 스피드 브레이크 레버를 잠시 다시 잡았다가 그대로 반쯤 당겨둔 채로 두고는 마지막엔 그의 오른손이 속도 세팅 나브를 다시 잡은 채로 잠시 대기한다. 항공기는 지금 약 1000 fpm의 강하율을 보이고 있다. 속도가 줄면서 강하율이 잠시 줄어들었지만 곧 속도가 Flap up 스피드에 도달하면서 그의 777이 다시 고개를 숙이자 강하율이 2000 fpm까지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
아직 부기장이 관제사에게 리드벡을 하고 있다. 말보다 기장의 손이 더 빨랐다. 부기장이 리드백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그가
"Heading Select 210, 3 Thousand Set"
"Check"
부기장의 '첵'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기장의 지시가 다시 떨어진다.
"Flap One"
관제사가 지시한 속도 190 나트를 줄이기 위해서는 플랩을 내려야 한다. 플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항공기가 감당할 수 있는 최저속도인 Flap Up 속도는 오늘 215 나트다.
기장은 부기장이 Read Back을 마치고 돌아와 플랩을 내릴 수 있을 때까지 일단 Flap Up 속도(에어버스의 Green Dot Speed)까지만 속도를 줄여두고 아직 손을 그대로 나브를 잡은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만약 손을 그대로 떼어 스피드 브레이크를 잡고 있다가는 자칫 관제사가 지시한 속도인 190 나트로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VNAV 강하 페이지에 시현된 DB713/2000까지는 약 3.5도의 강하 각이 시현되어 있다.
항공기는 활주로 30 연장선에 지금 90도 각도로 빠르게 강하하며 다가가고 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