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바쁜 순간인데 그곳에만 내려가면 꼭 꾸물댄다.
'외부 점검' 하는 약 5분 동안 내가 그런다.
점점 천천히 걷게 되고 정작 항공기가 아닌 활주로 쪽을 자꾸 바라보게 된다.
활주로 너머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도 굽어보고 야간에는 파랑 초록 택시 웨이 등이 늘어선 모습에 넋을 빼앗겨 어디에라도 털썩 주저앉아 멍 때리고 싶어 진다.
난 공군이 그래서 좋았던가 보다.
그곳에선 내가 원하면 언제나 활주로와 주기장에 나가 볼 수 있었다.
기지 외곽도로로 드라이브를 나가도 좋았다. 활주로를 가까이에서 멀리 굽어 볼 수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활주로를 바라보면 그 모든 계절이 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