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에서 스며 나온 잘 구워진 고구마 냄새가 아래층 거실과 주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설거지를 하며 올려다보니 키 낮은 펜스에 사람 키만큼 높게 두른 대나무 발과 그 안에 자리 잡은 무성한 꽃과 나무들이
주방 유리창에 바싹 다가와 있다. 올핸 제법 어둑한 그늘까지 드리운다.
가끔 바람이라도 불 때면 기웃거리던 잔 가지들이 마치
"여기요! 여기 좀 보세요!"라고 말하듯 '뿌우 뿌우' 유리 창문을 긁어댄다.
콘프레이크와 우유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는
아내에게 새로 산 휠체어를 가리키며
"자 이제 나 설거지하는 동안 저거 타고 놀고 있어!"
아내가 다리를 다친 후 5일간의 청원휴가를 받았다.
저녁엔 저 장난감을 차에 싣고 아내와 근처 몰에 산보라도 나서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