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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Oct 25. 2022

아프리카에서 만난 꼬마 승객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하라레 공항 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이다.

두바이로 복귀하기 위해 크루들과 함께 공항에 도착해 터미널로 들어가던 중에 우리는 길게 늘어선 일반 승객들을 만났다.


늘상 그렇듯이 보안요원들이 잠시 승객들을 막아서고 우리 크루 일행을 먼저 보안 검색대로 안내한다.


전 세계 모든 공항에서 벌어지는 '크루 우선권'이지만 먼저 와 줄을 서서 대기하던 승객들에게는 마치 새치기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내 바로 옆으로 대기하던 승객들 중에 어머니를  따라온 아프리카 꼬맹이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1미터 남짓 작은 키에 검은 머리를 두줄로 단정하게 땋아 내렸고 검은 피부는 햇빛을 밭아 반짝반짝 빛이 났다.  


새카만 검은 피부에 눈의 하얀 눈동자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귀여운 아이 었다.


뻘쭘한 느낌에 아이에게 눈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이 녀석 눈을 피하지도 않고 슬쩍 웃어 보인다.


영어를 하지 못할 거란 생각에 뭐라도 장난을 걸어보고 싶은 생각에 불쑥 녀석의 앞으로 4개의 기장 금줄이 선명한 오른손을 주먹을 말아 쥐어 뻗었다.  


주먹 인사라도 하자는 의도였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나의 눈에는 분명 웃음과 장난기가 가득했을 것이다.


그런 나의 주먹을 보더니 녀석이 씩 순간 웃는가 싶더니 어깨를 움찔하면서 손을 뒤로 빼는 것이 보인다. 그리곤


'따악!'


주먹과 주먹이 부딪히면서 제법 크게 소리가 났다.


"아야!"


여자 꼬마 아이의 주먹이 아프면 얼마나 아프겠냐만은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녀석의 당돌함이 기특해서 엄살을 부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옆에 서 있던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아프리카 여인은 연신 "쏘리, 쏘리"를 하고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이 광경에 웃음이 터졌다.


그 사이 꼬맹이를 내려다보니 이 소란에도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라곤 하나 없고 오히려 뿌듯함이 가득하다.


크게 될 꼬마다.  


의사표현이 확실하다. 새치기하는 우리가 미웠던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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