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 대사관의 방어를 담당하는 경찰 영사로 두바이를 경유하며 나와 교류했던 유동진경위.
몇 해 전 유경위는 카불이 함락되던 그 주에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다 카불 대사관으로부터 긴급 복귀 명령을 받았다.
이날 아침 그를 태우고 두바이를 이륙한 777은 카불동쪽 60마일, 고도 2만 3천 피트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한 시간째 홀딩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내 마음속에서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제발 그곳에 내리지 말아 줘!"
플라이트 레이더 24를 통해 오후 내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내 마음도 같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순간 순간 전날밤 두바이에서 우리가 나눴던 그 비장한 군인정신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앞이 흐려졌다.
"진정 군인이라면 이 자리가 죽을 자리임을 알더라도 영광스럽게 들어가야죠."
이날 그는 진정한 군인으로 전장을 향하고 있었다.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 같은 건 함락이 임박했던 카불에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