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 제이 Nov 28. 2023

카불이 함락되던 날

영웅

아프가니스탄 카불 대사관의 방어를 담당하는 경찰 영사로  두바이를 경유하며 나와 교류했던 유동진경위.


몇 해 전 유경위는 카불이 함락되던 그 주에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다 카불 대사관으로부터 긴급 복귀 명령을 받았다.  


이날 아침 그를 태우고 두바이를 이륙한 777은 카불동쪽 60마일,   고도 2만 3천 피트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한 시간째 홀딩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내 마음속에서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제발 그곳에 내리지 말아 줘!"


플라이트 레이더 24를 통해 오후 내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내 마음도 같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순간 순간 전날밤  두바이에서 우리가 나눴던 그 비장한 군인정신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앞이 흐려졌다.


"진정 군인이라면 이 자리가 죽을 자리임을 알더라도 영광스럽게 들어가야죠."


날 그는 진정한 군인으로 전장을 향하고 있었다.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 같은 건 함락이 임박했던 카불에 존재하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선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