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풍속에서 착륙을 할 때 기장은 무슨 생각을 할까?
폭풍 속에 착륙은
초집중의 순간이다.
하나님께 기도할 타임은 이미 지났다.
오토파일럿을 푼 1000피트 아래의 영역에는
오직 '나' 만이 존재할 뿐이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다.
100피트 아래로 내려가면 이젠 속도계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나와 항공기가 하나가 되어 파워와 속도 에너지를 고스란히 같이 느끼고 두 손과 두발이 동시에 또 따로 반응한다.
비로소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항공기이고 항공기가 내가 되는 기계와 인간이 '일체'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오로지 수백만 개로 나눠진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반응만이 나를 살릴 뿐이다.
자연의 거친 손이 쉼 없이 좌우로 후려치고 위아래로 밀어낸다.
내쳐지면 돌아오고 또 내쳐지면 돌아오는 과정의 반복이다.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오직 이 생각뿐이다.
상대의 목을 문 핏불처럼 착륙할 에이밍 포인트를 물고 늘어진다.
부기장의 반쯤 열린 입에서 '고 어라운드' 콜이 여러 번 삼켜지고 나면 그제야 스피드 브레이크가 올라온다.
바퀴가 마침내 닿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