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
짐을 싸면서 처음으로, 내가 잡은 일정에 대해 한 가지 후회를 한다.
비엔나로 가는 일정을 내일 아침 일찍, 혹은 새벽으로 잡았어야 했다.
내일은 토요일.
새벽 일찍 프라하의 벼룩시장에 갔다가 점심 때쯤 비엔나행 버스를 타면 적당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져본 결과 벼룩시장이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다. 시장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데다가, 갔다 왔다 하는 시간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고, 여행 선배님들이 인터넷 속에 남겨놓으신 경험담들도 그닥 해피하지 않았다.
그래서 프라하의 벼룩시장을 포기하고 보니, 좀 더 일찍 비엔나에 도착할 수 있다면 오히려 비엔나의 벼룩시장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예약한 버스는 오후 4시가 다 돼서 비엔나에 도착한다.
프라하에서의 오전 시간이 텅 비어버리는 건 물론, 비엔나에서도 별 것 못한 채 하루를 보내야 하는 어정쩡한 시간이다. 아, 내가 왜 이렇게 일정을 잡은 거지?
지금이라도 버스 시간을 바꿀까?
뭘 또 바꾸기까지… 그냥 가자…..바꿀까?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생각 뒤집기를 몇 차례, 우선 알아보기나 하자고 앱을 뒤적인다.
대략 새벽 6시쯤에는 떠나야 점심 전에 비엔나에 도착할 수 있다. 그 버스는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서 타야 한다. 닷새 전, 독일을 떠나 프라하에 도착했을 때의 바로 그곳이다. 그날, 터미널에서 내려 트램까지 가는 동안 내 여행가방을 뒤흔들었던 무자비한 돌바닥의 기억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다 좋다고 치자! 그런데, 어제 두 시간 걸친 중앙역에서의 예행연습은 다 무효가 된다고?
여행 중 텅 빈 오전시간을 보내는 방법
1. 숙소 근처에서의 아침 산책
2. 역에 일찍 나와서 커피 한 잔
3. 비효율 대신에 얻은 여유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