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빈그릇의 새벽시집

by 빈그릇

아름다운 꽃밭도 푸르른 언덕도

회색빛에 가려진 계절

너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의 젊음을 나눈 반지는

봄철 황사에 뒤덮이고

침묵하는 자갈밭을 걸어간다

쓸려간다

흘러간다


​자연스런 대지에 나를 맡기면

너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게 이 몸을 맡긴 지

수 해가 지나버리고

한 줌의 희망도 쥐었다 버린다.

그래 나는

이미 너를 만났을지도

그래 너는

미리 나를 보았을지도


​어쩌면 나는...

그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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