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 검은 대나무 Schwarzer Bambus
2021년 우리 집에 오죽 (검정 대나무: 烏竹, Phyllostachys nigra MUNRO, Schwarzer Bambus) 화분 하나가 배달이 되었더랬다. 물을 충분히 주고 몇 달 후, 오죽이 작은 화분 속에서 더 많이 자랐다.
이제는 좀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분갈이도 해주고, 햇살 때문에 벗겨져 지저분에 보이는 나무 벽면을 가리는 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잠깐!
대나무는 화분에 심어야지, 만약 그냥 마당 정원에 심게 되면 뿌리의 힘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곧 마당이 대나무 숲으로 뒤덮여버릴 수가 있다. 나중에 뿌리를 제거하려면 굴삭기를 불러야만 하는 대공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마당에 심을 경우 땅을 깊이 파서 그 안에 시멘트 작업을 하고 그 위에 흙을 새로 덮어서 심기도 한다. 플라스틱 화분의 경우 화분을 뚫고 뿌리가 번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나무는 물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죽순이 올라오는 봄철에는 더더욱 물을 많이 줘야 한다. 나는 매번 쌀뜨물을 5통씩은 따로 부어주었다. 그랬더니 하루에도 키가 쑥쑥 잘 자라는 대나무.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있다. 겉뜻으로는 비가 온 뒤에 여기저기 솟는 죽순이라는 뜻이고, 속뜻으로는 어떤 일이 한때에 많이 생겨남을 비 온 후에 무럭무럭 쑥쑥 자라나는 죽순에 비유한 말이다.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실감 나게 여기저기 죽순이 올라오는데 그 자라는 속도가 실로 어마하다. 하루가 지나면 벌써 쑥쑥 눈에 띄게 자라난다.
죽순은 초록빛을 띠는데 그것이 1년 정도 지나면 검정대로 변한다. 그래서 검은 대나무, 오죽이라고 부른다. 오죽의 죽순은 일반적으로 먹지 않는다. 키가 작은 오죽, 해장죽, 조릿대의 어린 줄기는 먹지 않으며 우리가 먹는 죽순은 보통 왕죽, 맹종죽, 분죽의 어린 줄기를 뜻한다.
무서운 속도로 수세를 늘린 대나무! 뒤쪽 나무 벽면의 지저분한 부분이 대나무로 다 가려지고, 대나무의 높이가 2미터 이상으로 자라주어서 멋진 인테리어 작품이 되었다.
그렇게 여름을 보낸 오죽은 이듬해 2022년 겨울에도 푸릇푸릇 푸른 잎을 유지하며 한 겨울을 잘 이겨내었다.
5월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자 또다시 새로운 죽순들이 쑥쑥 올라온다. 너무 풍성해져서 통풍이 되고, 시원해 보이도록 열심히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나는 이렇게 우리 집 식물들이 쑥쑥 잘 자라주면 기분이 너무 좋다. 그래서 완성된 큰 나무보다는 씨앗부터 파종하거나 어린 묘목, 구근을 구해 어릴 때부터 키우는 것을 더 선호한다. 키우는 맛, 성장하는 것을 보는 기쁨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검은 대나무 (오죽) 특징 요약
1. 물을 많이 줘야 한다. 쌀뜨물 주니까 잘 자란다
2.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immergrün)이다. 겨울에도 관상용으로 적합하다.
3. 뿌리로 번식한다. 죽순이 올라오는 봄철에 특히 물을 많이 주는 것이 좋다.
4. 내한성이 강해서 겨울에 노지에서도 잘 자란다.
5. 어린 죽순의 대는 처음엔 녹색이지만 약 1-3년이 지나면 검게 변한다.
6. 짙은 녹색 잎이 무성하고 바닥까지 잎이 무성하여 울타리나 사생활 보호 목적으로 심기에 이상적이다.
7. 뿌리 힘이 엄청나기 때문에 그냥 마당에 심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