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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스 May 09. 2024

엄마 생각

데자뷔


내가 중학생일 때였다.


‘딸꾹! 딸꾹!’


새벽 1시 즈음까지 시험공부 중이었고,

갑자기 딸꾹질이 나서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엄마가 안 주무시고 소파에 누워계셨다.


엄마는 나를 보고는 갑자기

“너 예슬이 볼펜을 훔쳤다며?”하시는 게 아닌가?


뜬금없는 황당 발언에 나는 억울함으로 소리쳤다.

“아니!!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울그락푸르락 하던 나의 얼굴에

엄마는 깔깔 웃으며 소리치신다.

“딸꾹질 멈췄다!”


“나원 참.. 그런데 왜 엄마 안 자고 있어?”


“딸이 공부하는 데 기다렸다 자야지. 늦었으니 어서 자.”




사각사각..

밤늦은 시각에 공부하는 아들의 연필소리


드르렁드르렁

저 안방 너머에서 들려오는 남편 코 고는 소리


공부하는 아이 잘 때까지 기다리느라

소파에 누워있는 나의 모습이


그 옛날 딸꾹질하던 나의 모습과

엄마의 말장난과 함께

이리저리 어우러져

마치 데자뷔처럼 스쳐 지나간다.



생각해 보니 그때 내 나이가

지금 내 아이의 나이와 비슷했고,


그때 엄마의 나이는

나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모습에서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 당시 엄청나게 커 보였던 엄마가

얼마나 어리고 젊었었는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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