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는 없는 시대
10년간 강연에이전시를 하면서, 강연이라는 상품의 수요와 공급의 흐름을 지켜봐 온 입장으로 몇 가지의 괄목할만한 구조적인 변화를 목도하게 되었는데, 강연업에 있거나 강연을 업으로 삼고 싶은 분들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 몇 자 적어봅니다.
10년 전 강연 시장은 아주 단순했다.
기관이 에이전시에 연락을 하면, 에이전시는 가격대에 맞는 비슷한 몇 명의 유명 강사를 추천했다.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유명"이라는 기준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초기 sns, 출판 흥행력 정도였던 터라- 한계점이 있었다.
기관이 유명강사를 직접 섭외하는 접근성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시장은 에이전시나 알음알음을 통한 섭외가 대다수였고,
새로운 강사가 그 길을 뚫고 "유명강사"가 되는 길은
다양한 시대운이 뒤따라 줘야 하는 "신의 영역"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리하여 강의라는 것은 ‘선택받은 소수의 영역’이었고,
에이전시가 소개하는 사람들이 곧 시장의 표준을 이끌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기점을 중심으로,
대면강의시장은 근래 없던 불황을 맞이하며
오프라인 강의에만 매달렸던 많은 강사, 강연가들이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직접 온라인 강의를 만들고 자신의 sns 채널에서 소통하며,
그렇게 강의시장도 온라인시장을 겸한 시장이 되어갔고,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채널에서 강의를 하고 팔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
그리하여 기존의 시장의 한계성을 뚫지 못했던 여러 명망 있는 강사들이
온라인이라는 메리트를 활용해 자신의 강의력과 개인의 매력을 발산하는 기회를 만들어내며
기존시장의 서열에 합류되기도 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다시 대면 강의시장은 활성화가 되었지만,
코로나 시절에 구조를 경험한 온라인 강연시장이 그대로 오프라인으로 옮겨왔다기 보단
이미 활성화된 온라인 시장과 병행의 구조가 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이제 오프라인 강의를 하기 위해선 온라인 강의나 채널에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고
검증하는 혹은 자신을 세일즈 하는 것은 필수가 되어버린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즉, 이제 강연 시장은 ‘선택된 사람이 내려오는 구조’가 아니라 ‘자신을 증명한 사람이 위로 올라가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예전에 강의 에이전시 일할 땐 이런 주문이 많았다.
"자기 계발"이나 " 동기부여" 같은 내용을 해주실 분 을 추천해 주세요.
"인문학" 쪽으로 강의 잘하시는 분이요. " 조직문화""리더십" 관련하신 분으로 섭외해 주세요.
대체적으로 큰 주제를 가지고, 그런 이야기를 해줄 "인물"을 구하는 경향성이 뚜렷했다.
그래서 사실 어떤 강연 주제를 가지고 있느냐보단, 어떤 카테고리 내에 있는지 정도만 필터링되곤 했었다.
그러나, 온라인 강연시장과 개인채널이 성장하면서, 모든 주제들이 좀 더 세분화되었고 전문화되면서
이제는 확실하고 명확한 "주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 정보는 넘쳐나고, AI 가 모든 정보를 긁어다 주는 지식포화 시장에서
이미 더 이상 사람들은 일반적인 지식을 이야기하는 강의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현실적인 "지혜"에 대해서만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조직문화가 아니라,
"Z세대 팀원과 협업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의한다거나,
"인공지능 시대"가 아니라 " ai 시대에서 필요한 글쓰기 능력" 이라든지,
청중이 원하는 강의주제의 단위는 더욱 작게 나뉘고 있다.
이제는 AI 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던지 ,
가보지 않은 길을 알려주는 이야기라든지,
내가 가지지 못한 관점에 대한 다른 시선,
경험에서만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와 같이 더욱 깊이 있고,
밀도 있는 이야기에 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예로, "아들육아"라는 강의를 하는 최민준 강사님은 육아 중에서도
"아들" 에만 포커싱을 해서 강의하고 있다.
그분은 특별히 육아를 전공하지 않았고 초장기에는 심지어 결혼도 안 했던 상태였지만,
미술학원에서 남자아이들을 가르치며 얻은 자신의 통찰을 가지고 강의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아들육아계의 탑티어 강사가 되셨다.
가끔 자신의 수십년의 경력과 학위를 근거하여 자신의 강의력을 어필하려는 분들이 있으나
애석하게도 강의소비자들은 그가 하려는 이야기가 매력이 있는지만 평가한다.그런 백그라운드는 그저 검증의 영역일 뿐이다.
단하나, 명확한 건
강의소비자들은, 당장 내게 도움이 되는 실리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강사의 경쟁력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보다 집중해야 할 마이크로 주제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을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강연은 한 번의 연단으로 끝나는 단발성 서비스였다.
강사는 강의를 하고 돌아오면 다음 강의 요청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절대적 “을”이었다.
내 강의 자체가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다 주는 ‘비즈니스’가 되기는 어려웠다.
이것이 그 당시의 강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온라인 강의가 폭발적으로 확장되면서 이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강사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 생태계가 되었다.
온라인 강의가 유튜브와 연결되고, 유튜브에서 인지도를 얻으면 다시 오프라인 강의를 부르고,
강의에서 생긴 팬층이 개인 커뮤니티로 이어지고, 그 커뮤니티가 굿즈사업로 이어지기도 하고,
개인 회사를 설립하기도 하고, 출판을 하기도 하며, 커머스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 흐름을 타면서 강사들은 자연스럽게 강연가이자 크리에이터이고,
크리에이터이자 브랜드 오너가 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드로우앤드류(최동원)'이다.
그는 "럭키드로우"라는 베스트셀러 출판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강연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굿즈(문구)를 와디즈에서 론칭하며
개인의 커머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지금은 안정적인 유튜브 채널 운영과 강연시장에서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드로우앤드류는 단순히 강의료를 받고 떠나는 '을'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콘텐츠-강연-출판-커머스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브랜드 오너'이자 '비즈니스 오너'가 되었는데,
지금도 이 시장에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스피커 브랜드가 된 인물이 계속 새롭게 나오고 있다.
이런 사례들을 보고 있노라면,
강연이 이제 특정 직업의 포지션이 아닌,
개인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브랜드 플랫폼'으로 기능함을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강연을 하고 싶다”에서 멈추지 말고,
이 강연시장에 맞게 내 세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뾰족한 문제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그것에 관련된 나의 경험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이것을 언어화할 것인가?
이 세계관을 어떤 방식으로 확장할 것인가?
강의 외에 어떤 형태로 전달될 수 있을까?
어떤 채널에서 나를 보여줄 것인가?
어떤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 것인가?
강사는 이제 연단 위에서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제 강사는 세계관을 가진 개인 브랜드다.
그 세계관의 깊이와 일관성이 강사의 경쟁력이 되고,
그 세계를 어떻게 펼쳐내는지가 강사의 수익구조가 된다.
그래서 지금의 강사는
말의 기술보다 세계관의 힘,
지식의 양보다 경험의 밀도,
선택받는 것보다 스스로 올라가는 힘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이 시대의 강연가는 결국,
자신의 삶을 콘텐츠로 만들고
그 콘텐츠를 브랜드로 만들고
그 브랜드를 세계로 확장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것이 지금 시대가 강연가를 에게 요구하는 것이고,
이것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 많이
강연 시장에서 유연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