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미안해서 비행기를 탔다

스스로에게 여행을 선물하라

by 보라구름


나도 그래서 비행기를 탔었다. 나한테 미안해서. 책 제목부터 격하게 공감. 내가 처음 비행기를 탄 것도 나한테 미안해서였다. 죽도록 마감만 하다가 인생이 종 칠까 봐 두려웠다. 29살이라는 꽤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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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벳부로 온천여행을 갔는데 반신욕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온천여행을 선택했고 첫 해외여행이니 안전하게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생각해보라, 일본 온천 패키지여행에 누가 오겠는가. 나이 드신 부부들 틈에 낀 묘하게 신경 쓰이는 20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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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해외여행의 스타트를 끊어 두려움을 없애고 난 뒤 에어텔 상품을 예약해 혼자서 호주 여행을 떠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적기로 왕복항공권을 끊었는데 그건 참 잘한 일이었다. 이후로 줄곧 그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아서 원 월드 이용권을 받았으니 말이다.


오기사로 더 이름이 알려진 저자의 여행기는 마치 내 친구의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 잡지사 에디터 시절, 내가 일하던 잡지사의 각 매체를 돌며 인사를 하던 오기사의 모습만 머리에 남아 있지만 여행지에서 머물며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고 때로는 감상에 젖으며 여행을 만끽하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번졌다.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결혼을 하고 난 뒤에도 짧게나마 혼자 여행 다녀올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게 된 오기사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는 박수를 보낸다.


책을 읽고 얼마 뒤 대림미술관에서 있었던 오기사와 그의 아내 배우 엄지원의 토크에 자리하게 되었는데 두 사람의 반짝이는 행복함에 나까지 환해져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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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추억을 쌓는 둘이라서 더 행복한 여행도 분명 소중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관조자가 되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혼자만의 여행은 또 얼마나 소중한가!


<나한테 미안해서 비행기를 탔다>, 오영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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