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적게 하고 많이 쉬기
여전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상담 시간에 내가 한 말이다.
열흘 중 하루 이틀 정도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만
나머지 날들은 대체로 그 반대다.
반짝이는 하루 이틀의 힘으로 나머지를 버티고 있는 셈이다.
난, 어쩌다 우울증 질병 휴직자가 된 걸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일하면서 느끼게 되는 무력감과 무가치감.
끝없이 소진되며 휘발되는 것 같은 나의 에너지.
울화와 분노, 그리고 죄책감의 도돌이표.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건 여전히 힘들고,
결론이 없는 상태로 지내는 게 너무 힘들다고.
고민을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누고,
약을 처방받는 게 지극히 당연한 진료실에서조차
저 말을 꺼내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모르겠다. 힘들다.
이런 말을 상대방에게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스스로를 힘들게 하며 살아왔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있다.
결국 힘들어지는 건 나 자신인 것을.
선생님이 말했다.
고민한다는 건 어려운 거고, 고민을 하는 만큼 답이 잘 나오는 것도 아니에요.
우선은 그냥 쉬세요.
정 마음이 불편하면 고민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딱 그 시간만 고민하고 끝내세요.
상황을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그 내용을 글로 쓰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너무 아프고 힘들다.
지금 이 글도 쓰다 말고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아침에 안정제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티끌하나까지 그러모은 에너지를 결국 울어버리는 데 쓰고 만 기분이다.
이렇게나 내가 흘릴 눈물이 많았던가.
얼마나 더 아침마다 이렇게 울어야 눈물이 다 나올까.
알 수 없지만 그냥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