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하기 어려운 일
그런 건 나도 그리겠네
어떤 기획자가 그림 작가의 그림을 받아 보고 그림 작가에게 한 피드백이라고 한다.
맙. 소. 사.

이야기의 전말은, 좀 더 작가의 성향이 드러나는 그림을 그려달라는 기획자의 코멘트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자 이런 말까지 뱉은 것인데.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로서는 그저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나 역시 기획자로 오래 일해왔지만 저런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획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인 것 같다. 어찌어찌(도대체 어찌한 것인지는 모름) 해결되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이따금 다른 사람의 일을 쉽게 폄하하고 무시하곤 한다. 내가 발로 그려도 그것보다는 낫겠다고 웹툰에 댓글을 달고, 기자들의 기사에 오류가 드러나거나 문제가 보이면 기레기라고 하고... 누군가 열심히 이뤄 놓은 결과물에 대해 손쉽게 재단하고 평가하며 그 가치를 하찮게 여긴다. 나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일을 내가 지금까지 하지 않은 이유는 그저 바빠서이거나, 굳이 하려고 들지 않아서인 것이며 내가 시간만 나거나 하려고 들면 그것 정도는, 그것 이상으로는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고 쉽게 말해버린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 이런 것은 도저히 나는 할 수 없는 영역이야. 시도조차 할 엄두가 안 난다고. 그런 일에 대해서라면 역발상을 해보라. 나도 시도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겠어? 저 사람만큼은 결코 아니겠지만 나는 나대로의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시작해보자! 해보지도 않았는데 안 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이런 접근과 시도와 반복되는 재도전으로 지금은 남들이 엄두도 못 낼 것 같은 그런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결국 사람은 자신의 능력도, 타인의 능력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남의 능력도, 내 능력도 그만큼 해보고 이해하기 전에 쉽게 가늠하고 재단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