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기록 2
이제 꿈에 그리던 물레반 수업!
원래 수업 신청할 때 물레 돌리는 걸 상상하며 시작했던지라
물레반 수업이 무척 기대되었다
물레 첫 수업
기록해 보려고 영상을 찍어놨다
물론 지금도 잘 못하지만
첫날 물레질을 보니 엉성하기 짝이 없다
물레질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미약하지만 그래도 나아졌던 것이었구나
물레로 만들면 그냥 만드는 것보다
힘들지 않게 만드는 건 줄 알았다...
근데 이거 이거 체력이 보통 쓰이는 게 아니었다
안 그래도 안 좋은 허리는 더 아파지고
첫 물레 수업 후 집 가서 아무것도 못하고 드러누웠다
첫날이라 그릇을 만들진 못하고
이렇게 저렇게 흙과 물레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수업은
흙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걸 연습했다
찍어놓은 영상을 보니
힘을 상당히 써야 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힘을 정말 많이 쓰는데도 역부족
내가 중심을 잡는 게 아니라
흙에 따라 내 손과 팔도 휘청휘청
그래서 선생님이랑 언니들이 매번 힘없어 보인다고
밥 좀 많이 먹고 오라고 하셨구나
아직은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고
손 가는 데로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대로
그렇게 만들어보았다
이날도 흙 올렸다 내렸다 반복한 후
이날도 되는대로 만들기
원래는 파워 J 성향이라
기초반 때도 물레반 들어와서도
이것저것 만들고 싶은 모양들을 미리 생각해가곤 했지만
다 내려놓았다
어차피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안되기도 하고
계획 없이 손 가는 데로 우연히 만들어진 모양에
'내가 이걸 만들었다니!'
싶은 순간들도 있는 그 자체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걸 얻고자 애쓰기보다
흘러가는 데로 두어도 인생은 흘러가고
그 또한 나쁘지 않다고 느끼는 요즘인데
그 태도가 흙을 마주할 때도 드러나는 것 같다
이제는 만들어 놓은 것들 깎는 시간
만드는 것도 재밌는데
깎는 건 더 재미있다
(허리만 안 아프면 좋겠다..)
인생의 초반에는 이것저것 해보며 나의 모양을 잡아가는 시기라면
초중반에는 그중에서 나에게 맞지 않는 것들을 덜어내는 과정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
도예가 참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흙으로 형태를 잡은 뒤
깎아서 조각해 내는 과정을 거친다
아마도 인생 중반의 더 견고히 단단해지는 시기는
도예로 따지면 수분을 말려 단단해진 상태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이때는 이미 굳어서 수정이 어렵다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타인의 얘기는 듣지 않으며 융통성 없이 자신의 생각만 고수하는 상태
그런 어른이 되지 않으려면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겠다
아직 굽의 두께 느낌을 잘 캐치하지 못해
이렇게 구멍 뚫기 일쑤다
3개 완성
일주일 후 마른 모습
또 깎는다
깎을 때 제일 많이 일어나는 일 중 하나는
물레에 제대로 고정 안 돼서 날리기.....
날아가서 뭉개지면
나는 차마 찢지 못하고
선생님이 저렇게 찢어버려 주신다
매번 이런 거에 속상해하면 안 된다고 말하시며..
(10초만 속상할 시간 가질게요 선생님....)
사진에 두 개가 추가되어 있는 걸 보니
이날은 여러 개 망치고
두 개 완성했나 보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느낌으로 구워져 나온 도자기들
신기하다
다 깎았으니 또다시 만들기
전에 비해 모양이 좀 더 반듯이 잘 잡힌 것 같다
맨날 똑같이 만든 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변화과정을 보니
아주 찔끔은 나아지는 것 같군
처음에는 두께 가늠이 안되어
너무 깎다가 뚫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얇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 계속 깎다가
저리 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물론 두께 가늠을 못하는 것은 아직도 그러하다
이번엔 파스텔 톤을 내고 싶어 색을 칠해 보았다
수업시간이 다 되어서 마지막에 급하게 하느라 손가락으로 칠하기도 한..;;
정말 나 요즘 많이 내려놨구나
라고 느꼈던 순간 (positive)
옴마나 내가 예상한 색들이 전혀 아닌걸
생각보다 짙은 색감에 놀랐지만
이내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만다.
이대로도 예쁘게 봐줘야지
뭔가 유치원아이들이 생각나는 색감에
왠지 모를 애정이 가기도 하고 ~?
개완을 하나만 가지고 있기에
차문화대전에서 개완을 꼭 사고 싶었는데 못 샀으니
개완 만들기에 도오전!
개완 두 세트와 함께 숙우도 두 개를 만들었다.
개완하나는 분청느낌을 내보고 싶어 화장토를 덧입혔다
숙우 두 개는 깎다가 모두 사망...
하나는 선생님이 알려주시다가 날리시고
하나는 내가 너무 깎아서
밑바닥이 뚫려버렸다.
영상으로 남겨놓은 거
다시 보니
날려먹는 것도 그저 웃기다.
선생님이 백토는 어렵다고 계속 나중에 하라고 하셨는데
이날은 백토 한번 해보라고 하셔서 호기롭게 도오전!
잘 되어 가는 것 같다가도
휘청 휘청
어머어머 이거 왜 이래
난리법석
아.. 아직 백토로 물레 돌릴 실력은 아닌 건가....
하지만 백토로 만들고 싶은걸...
다시 심기일전해서!
좀 만들어지는가 싶기도 하고
어라 좀 되는 거 같은데
어림없지
내 마음 같이
나풀나풀
너덜너덜해지는 흙...
칫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작은 걸 만들어 보겠어
숙우를 다 날렸으니
다시 만들어야지..
숙우 2개랑 잔 2개랑 그릇 1개.
동그라미 받침대는 집에서 만들어 온 것
분명 만들 때 사진을 찍어놨는데 안 보인다...
잔 받침들 여러 개 만들어보고
합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몇 개 만들어 갔다.
상상 속으로 생각했던 모양은 완성하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시도해 봐야지
만들어 놓았으니 깎아야지
작고 소중해 ❤︎
옆에 언니 그릇이랑 대비되는 나의 잔들.
크기차이가 더 컸는데
사진으로는 앞에 둬서 그런지 실제보다 덜해보이넵
나는 항상 완성된 모습보다
이때의 뭔가 포슬포슬한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매트한 유약을 선생님께 부탁해 보지만
매번 거절당함...
(유약이 두 가지인가 세 가지밖에 없다고 하신 거 보면 없으신 거 같기도....)
사진 속 맨 위의 숙우
너무 맘에 들었는뎅...
다음 주에 와서 깨 먹음........
누군가 내 판에 주황색 안료가루(?)들을 묻혀놓은 바람에
그거 털어 내다가 이렇게 돼버렸다....
이럴 땐 정말 5초만 되돌아가게 해주는 타임머신 좀 있었으면 싶다.....
뭐 어쩌겠어... 숙우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하.. 근데 다른 숙우마저 또 뚫림...
모양을 타원형으로 해놓으니까
깎다가 이렇게....
더 이상 숙우를 보낼 순 없다...!
다듬어서 기사회생시켰다!
구워져 나온 다기들
뿌듯하구먼~
합은 마르면서 모양이 휘어져서 안 닫히는 바람에 다시 만들겠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잊어버리고 구워오셨다.
모자 얹어 놓은 마냥 안 닫힌다 ^^
합으로 말고 따로 쓰지 뭐~
바구니 만들다가 계속 부서졌던 것,
아래판만 구워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구워봤다.
잔들, 다 마음에 든다
받침에 잔들도 한번 올려보고
무엇보다 기쁜 건 개완이 두 개나 생겼다
직접 사용해 보니 아 이 부분은 좀 불편하고 아쉽네 하는 것들이 있는데
보완해서 더 예쁜 개인 만들어 봐야지~
넓고 낮은 개완 갖고 싶어서 만들고.
마음에 드는 숙우 만들어질 때까지 숙우를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2개 더 만들었다.
일이 있어서 한주 못 갔더니
흙이 너무 말라서 바스러져서 깎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그냥 다시 만들라고 하심.... 힝..
한 주 쉬었다고 그새 손이 흙과 멀어졌는지..
게다가 백토는 너무 어려워...
넓고 낮은 개완 만들겠다던 것 잊고는
손이 가는 데로 만들었다.
한 주 동안 말리고 이번엔 깎기
사진을 매번 남겨야지 하면서
만들고 정리하는데 정신없어서 그냥 돌아오는 날이 부지기수
(만든 거 못 찍었다는 얘기)
내 딴에는 최대한 힘을 주어 중심을 잡는다고 잡는데
그릇 따라 흙 따라 휘청휘청~
선생님이 보여주실 때는 금방 확확 깎으시던데
이것도 힘부족인 건지
나는 너무 오래 걸린다..
이거 하나 완성하고 끝나버렸다.
다음 물레 수업 신청을 깜빡한 사이
다른 신규분이 등록하는 바람에
물레수업은 이것으로 끝....
그래서 이날 다 깎았어야 했는데 다 완성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다시 손작업 하는 반으로 등록했다.
물레작업이 너무 재밌지만
물레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 만드는 시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o be continued!